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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경영진 지시로 1면 제목 바꿔

퇴진요구 권노갑·박지원씨 이름 빠져

박주선 기자  2001.11.03 11: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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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1면 머릿기사 제목이 경영진의 간섭으로 바뀐 사례가 드러나 기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 공보위에 따르면, 민주당 내 개혁그룹인 ‘새벽21’이 권노갑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정계은퇴, 한광옥 대표를 포함한 당 5역의 사퇴를 공식 요구한 사실을 다룬 지난달 31일자 1면 머릿기사 제목에 권 전 최고위원과 박 수석의 실명을 넣는다는 것이 당초 편집국장 등 편집간부들의 방침이었다.

그러나 노승숙 사장의 전화가 걸려 온 뒤 돌연 바뀌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자 국민일보 1면 머릿기사 제목에는 이들의 실명 대신 ‘핵심 2인’이라는 표현이 실렸다.

이와 관련, 김영한 편집국장은 노조 공정보도위원회의 확인 요청을 받고 “청와대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은 사실은 없다”며 “신문을 나 혼자서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편집국장에게 기사를 객관적으로 다뤄달라는 전화연락은 했지만 이름을 빼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민일보 노조 공보위는 1일 성명을 발표, “노 사장이 민감한 특정기사와 관련해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특별한 주문을 한 것은 명백한 편집권 침해”라며 노 사장과 편집국장의 해명과 사과,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촉구했다.

공보위는 또 “조희준씨와 돈독한 관계에 있는 박지원씨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지난해부터 ‘보도불가’ 지침을 지켜온 국민일보였기에 이번 사태가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정인이나 정치권력의 눈치보기에 급급해 기사 간섭을 하던 과거 경영진의 행태가 되풀이되는 데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