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다시는 신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금광기업 부사장실에서 만난 고경주 광주매일 사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다시는 소유든 경영이든 신문산업에 손을 안댄다는 것이다.
다음은 고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많은 사원들이 폐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미 폐업 신고를 했는데 철회할 수는 없다. 퇴직금, 윤전기 리스료, 미지급 상여금 등을 처리하기 위해 이미 25억원을 준비해 놓았다.”
-법인과 제호는 아직 청산 절차에 들어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신문을 다시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는데.
“법인 청산 작업은 부채 상환 문제가 있어 1년간 여유를 두고 진행하려 한다. 제호는 1년간 신문이 나오지 않으면 문화관광부에서 자동폐기 하는데 그렇게 정리할 것이다. 신문은 절대 다시 할 생각없다.”
-노조에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요구한다. 과거 경향신문과 한화, 문화일보와 현대의 관계처럼 사원들이 독립언론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은 없나.
“노조나 사원들이 자체적으로 신문을 만들겠다면 광고 지원 등 도움을 줄 수는 있다. 윤전기도 용도폐기하는 것보다는 사원들에게 싼값에라도 매각하는 게 낫고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현 상태대로 신문사를 소유하면서 경영권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솔직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자선사업가는 아니지 않는가.”
-폐업을 두고 신문사를 모기업에 유리하게 이용하다 효용이 다하자 용도폐기한 게 아니냐는 비난도 많은데.
“외부에서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내가 창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면 잘못이다. 신문사가 기업의 도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인간이니까 편집에 간섭할 수는 있지 않았겠느냐. 난 비리고발 기사를 많이 싣는 것보다 밝고 깨끗한 기사를 싣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폐업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이유는.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던 날 밤에 폐업 결정을 했다. 그 전까지는 신문사 누적적자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폐업할 생각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광주일보, 전남일보보다 더 많은 임금을 주겠다고 했는데도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자 희망을 잃었다. 노조가 올 3월 2일 상여금 체불로 나를 고발했을 당시에도 노조에 대한 배신감이 컸었다. 또 적자기업은 시장경제 논리상 도태할 수밖에 없다.”
-내일신문 장명국 위원장과의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져 있고,내일신문과 새로운 신문을 만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신문은 절대 안한다. 그렇다면 위장폐업을 했다는 것 아니겠느냐.”
-사원들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검토한 뒤 폐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읽어보지도 않았다. 첫 번째가 발행인을 고제철 회장에서 고경주로 바꾸라는 건데 부자 싸움시키는 것이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