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허덕이는 지역신문의 활로를 찾기 위해 신문사간 상호결합(M&A)을 하자는 방안이 제안됐다. 적자와 부채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더 어려워지기 전에 신문사들이 상호결합을 통해 물적 인적 구성이 비교적 튼튼한 신문사를 세우자는 것이다.
류한호 광주대 교수<사진>는 시민의소리에 기고한 글을 통해 “기존의 사주가 봉건적으로 지배하던 구멍가게식 신문사 운영방법을 포기하고 지방신문사간 상호결합을 통해 자본주의적인 주식회사식 운영방법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지방신문사가 안정된 물적 인적 토대를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주와 모기업의 사적 이익을 대변하는 병폐를 막을 수 있다. 또 소규모 시장에 다수 신문사가 난립하면서 생기는 광고시장 등의 무질서를 바로 잡는 효과가 있다고 류 교수는 밝혔다.
10여개 신문사가 난립한 광주의 경우 한 신문이 한 업체 광고를 내면 나머지 신문사들이 해당 업체에 대해 반강제적으로 광고 유치에 나서는 게 현실이다.
이같은 대안 제기는 광주지역신문의 위기에서 출발한다. 류 교수는 광주지역신문의 현주소에 대해 “사주의 사사로운 이권에 개입하거나 모기업의 방패막이 노릇을 하고 사업확장을 위한 로비창구로 기능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지역의 영세한 산업경제적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신문사들이 난립, 포화상태를 넘어섰다”며 “소규모 독자시장과 광고시장을 다수 신문들이 나눠먹다 보니 모두 영양실조에 빠진데다 강력한 중앙지들은 이들에게 무차별적 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신문은 지역사회의 공기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부담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류 교수는 “지역사회가 존재하는 한 지역신문은 필요하다. 지역신문은 지역사회에 숨결을 불어 넣어주는 산소통이요 혈관이기 때문”이라며 지역신문의 비상구로 신문사간 상호결합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 대안의 실현가능성이다. 류 교수는 “신문사간 상호결합을 위해서는 현 사주들의 결단과 의견조정이 관건”이라며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해 신문산업을 시작했던 사주들이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그 목적을 포기하고 신문산업에 단순한 대주주로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