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개편때마다 고용불안…"채용·해고 기준 마련하라"

방송구성작가 '힘겨운 싸움'

서정은 기자  2001.11.10 00:00:00

기사프린트

전국여성노조 방송국지부 교섭요구…방송사 “의무없다” 냉담





방송 프로그램 제작과 방영에 없어서는 안될 고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구성작가, 리포터, DJ. 그러나 이들은 자유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상시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이라는 열악한 근로조건에 처해 있다. 대부분 대졸학력이지만 평균 급여가 100만원에 못 미치고 개편 때마다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PD가 나가라면 나가야 하고 프로그램이 없어지면 바로 해고다. 4대 보험이나 산재적용도 안되고 출장비조차 지급받지 못한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이 최근 방송사 구성작가와 리포터들의 근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근무시간은 주당 평균 44시간. 5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도 41%나 됐다. 그러나 이들의 평균 급여는 94만7600원. 채용방식도 PD가 인맥을 통해 고용하는 경우가 43.1%로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경력과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한 객관적인 급여체계 및 해직·채용에 대한 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지역 방송사 구성작가와 리포터들이 노동조합을 결성, 방송사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시작해 주목된다. 이들은 회사측에 단체교섭을 요청하며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소속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교섭의무가 없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출범한 전국여성노동조합 방송국 지부(지부장 박미경)는 현재 13개 지역방송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구성작가, 리포터, 진행자 20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이들은 가을 프로그램 개편을 앞두고 공동요구안을 마련, 지난 9월 말과 10월 초 7개 지역 MBC에 단체교섭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박미경 지부장은 “채용 및 해고 기준 마련, 고료 기준 마련, 근로조건 개선 등은 최소한의 노동권 요구이자 생존권의 문제”라며 “회사가 대화에 나설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체교섭을 요청하는 한편 조합의 내부 결집력과 힘을 키우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