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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안할 디지털비교실험 왜 하나"

정통부 미국방식 강행 입장 변화 없어

서정은 기자  2001.11.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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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결과 따라 방송방식 재검토해야





디지털방송방식 비교실험이 이달 말 완료, 12월 중순께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를 계기로 방송방식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MBC, 시민단체, 방송기술인, 학계 등으로 구성된 ‘DTV 비교실험추진협의회(추진협)’는 지난 9월부터 미국방식과 유럽방식간 ▷실내수신 ▷이동수신 ▷실외수신(도심지·방사선) ▷원거리 ▷계층변조 수신 등 5개 항목에 대한 비교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실내수신과 이동수신, 도심지 측정 등은 이미 실험이 끝났으나 최종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실험을 지켜본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방식보다 유럽방식이 더 나은 수신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협은 보고서를 토대로 정통부에 디지털방송정책에 대한 건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공청회 등을 열어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비교실험은 방송위원회의 재정 지원과 정통부의 관리감독하에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안으로 수도권 본방송을 실시한다는 방송위 일정에 따라 KBS와 SBS가 본방송을 시작했고 MBC 역시 다음달 2일 본방송을 앞두고 있어 비교실험의 의미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정통부는 실험 결과와 무관하게 미국방식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정통부 차양신 방송위성과장은 “양 방식간 장단점을 두루 살펴 지난 97년 전문가들의 검토하에 미국방식을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비교실험은 이미 알고 있는 양 방식간 장단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밖에는 의미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방송정책을 바꿔야할 이유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방식을 재검토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차 과장은 또 “MBC 단독으로 한 비교실험이기 때문에 보고서가 나오면 실험 자체가 공정하게 진행됐는지부터 검토하고 그 다음 전문가들의 자문과 평가를 받아 정책 반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 DTV기술부 이완기 부장은 “정통부는 감리위원회를 구성해 비교실험 현장을 감독하고 있으면서도 실험 자체가 공정했는지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결과에 대해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으려는 것”이라며 “정부 결정에 따라 국고 지원으로 비교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실험 결과에 따라 방송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