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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떼에 쫓기고, 이봉주 쫓아 달리고…

서울사진기자회 '현장의 사진기자'전

박주선 기자  2001.11.17 11: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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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몸 던지는 생생한 현장기록





낡은 드럼통 위 가장자리에 올라섰는데 드럼통 속에 빠지면서 몇 미터를 데굴데굴 굴렀던 일. 수해 때 물이 찬 논바닥을 찍기 위해 그 위를 지나가다 거름더미에 빠져 ‘X독’이 올랐던 일. 사진기자들에게 가장 힘들다는 사건의 핵심 인사 집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기’, 하루종일 잘 참다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그 인사가 집밖으로 나가 물을 먹은 일.

그야말로 달리고, 구르고, 싸우고, 깨지고, 넘어지고, 놓치고….

살아있는 ‘순간’을 담기 위해 몸을 던지는 사진기자들의 취재 뒷얘기가 흥미진진하다. 사진기자협회 서울사진기자회(회장 이종철)는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포토아이갤러리에서 제1회 ‘현장의 사진기자’ 사진전을 열고 그 뒷얘기들을 일부 선보였다.

이종철 회장은 “현장 사진기자들의 모습 자체도 하나의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 때문에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관람객들이 사진기자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 2회 ‘현장의 사진기자’ 사진전을 열고 전시됐던 사진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면에 소개된 사진 이외에도 방독면과 헬멧을 쓴 80년대 시위 현장의 기자들, 서울대 교문 위에 올라앉은 기자들, 96년 연세대 집회 취재 중 학생들이 옥상에서 던진 대리석 돌조각에 머리를 맞아 런닝을 벗어 흐르는 피를 닦는 기자, 몸에 밧줄을 메고 절벽에 매달려 사진 찍는 기자 모습 등 서울사진기자회원들이 직접 찍은 총 150여점이 전시돼 있다. 서울사진기자회는 전시가 끝난 이후 사진들을 1만원씩에 팔아 투병중인 강수관 전 동아일보 기자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