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대한매일 사설에 공무원들 '불끈'

"군림하는 집단"발단…부공련, 계도지 폐지 전개

박주선 기자  2001.11.23 00:00:00

기사프린트

대한매일이 사설을 통해 공무원 노조 설립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자 공무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구군청 등에 대한매일 구독료로 편성된 계도지 예산폐지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대한매일은 6일자 ‘공무원은 약자가 아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국민 다수는 아직도 6급 이하 공무원이라고 하지만 그들을 (중략) 대국민 ‘봉사’가 아니라 군림하는 집단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공무원 노조 설립이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역공무원들은 “성실하게 일하는 하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모독이자 공직사회 개혁과 공무원 권익보호를 위한 노조설립 운동의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부산지역 자치단체가 편성하고 있는 총 3억3420만원에 달하는 대한매일 구입 예산 폐지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26개 공무원직장협의회로 구성된 부산공무원연합(이하 부공련)은 13일 성명을 내고 각 자치단체에 계도지 예산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부공련은 또 “자치단체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 조사 및 감사원 감사 청구를 요구하는 한편 전국공무원연합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한 부공련 대표는 “공직사회 개혁의 일환으로 계도지 예산 폐지 운동은 부공련에서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오던 것이었는데 대한매일 사설이 운동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부공련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한매일은 16일 사설의 일부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논설위원실 명의의 해명 공문을 보내는 등 상황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대한매일은 이 공문에서 “부분적으로 표현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다”며 “특히 ‘군림’이라는 어휘 선택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