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율 동아일보 사진부 차장(사진기자협회장)은 사진기자들 사이에서 ‘석씨 삼형제’로 잘 알려져 있다.
장남인 동일 씨가 동굴사진 전문가, 동생 동인 씨가 평화신문 출신의 사진작가, 석 차장이 사진기자이다. 외교관(아태국 심의관)으로 활동하는 둘째 동연 씨를 제외하면 세 형제가 모두 사진을 업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석씨 삼형제’라는 애칭도 붙었다. 하지만 분야는 각기 달라 석 차장이 보도사진, 형이 생태사진, 동생이 광고사진 전문가이다.
석 차장은 “어려서부터 산과 사진을 좋아하는 큰형의 영향을 많아 받았다”며 “형제들끼리 산에도 자주 가고, 사진도 자주 찍으러 다녔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집에 암실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동일 씨는 사진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큰형의 영향을 받아 석 차장은 대학시절 사진동아리을 했고 84년 동아일보에 사진기자로 입사했다. 동생 동인 씨도 86년 평화신문 사진기자로 출발해 현재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큰형 동일 씨는 동굴사진전문가이자 환경운동가로 ‘석씨 삼형제’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최근 동강 댐건설 반대 운동을 주도했고, 지금은 서해안 사구 살리기 운동을 위해 무의도에 머물고 있다. 80년대에는 동굴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동굴사진책도 발간하고, 국내는 물론 대만, 일본 등지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형제애가 특히 빛을 발하던 때이기도 했다.
석 차장은 “깜깜한 동굴 안에서 사진작업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팀웍이 중요하다”며 “동생들이 형을 도와주면서 전국에 있는 동굴은 거의 모두 다녔다”고 말했다. 고무보트에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물길을 지나가고, 지하 암벽을 타고, 24시간 이상을 동굴 안에서 보내는 등 숱한 고생도 했지만 동굴의 매력은 특별했다고 한다.
‘석씨 삼형제’와는 조금 다르게 형제 사진기자도 있다. 김재율 스포츠조선 사진기자와 김재현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그들이다. 중앙대 사진학과 선후배이기도 한 이들 역시 동생 재현 씨가 형의 영향을 받아 중학교 때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김재현 기자는 “분야가 달라서 현장에서 자주 만날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간혹 야구장 등에서 만나면 반갑다”며 “얼굴은 닮지 않았지만 목소리가 비슷해 전화할 때 동료 사진기자들이 착각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