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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권사장 '한번 더' 움직임

"3년내 빚 갚겠다" 연임 의지 밝혀

박미영 기자  2001.1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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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압력을 받아온 CBS 권호경 사장이 최근 ‘3연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CBS 노조가 권 사장의 ‘3연임’이 가시화 될 경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새로운 긴장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노조는 특히 23일 열린 재단이사회에 사장 인선위원회 구성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되는 등 사장청빙위원회를 통해 차기 사장을 선임한다는 6·26 합의가 사실상 ‘백지화’되자 “권 사장 ‘3연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9일자 CBS 노보에 따르면 권 사장은 지난 15일 ‘종로5가권’ 목사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앞으로 3년 내에 CBS가 현재 안고있는 빚을 다 갚겠다”고 말하는 등 3연임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수교장로회(통합)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단 차원에서 조선일보 기자, MBC PD출신인 고무송 목사(현 기독공보사 사장)를 CBS 차기 사장으로 밀 것”이라고 공식화한데 이어,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돼온 KNCC 김동완 총무도 19일 임기가 끝나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등 CBS 차기 사장 자리를 놓고 교계의 행보가 빨라지자 권 사장도 3연임을 위한 정지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권사장의 ‘3연임’은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다. 8년간 CBS사장으로 있으면서 CBS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는데 12년을 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지난 6·26 합의에서 권사장의 거취문제를 그냥 넘어간 것도 남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23일 열린 재단이사회에서는 사장인선위원회 구성 문제는 부결됐다. 당초 재단이사 5명으로 사장인선위원회를 구성, 사장후보추천 과정을 거치려고 했으나 일부 재단이사들이 문제를 제기해 부결됐다는 것. 재단이사회는 이에 따라 다음 재단이사회에서 사장후보 전원을 대상으로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해 차기사장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CBS 차기사장은 다음 재단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지만 아직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속단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