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등 이른바 3대 게이트는 한 몸통인 국정원 게이트'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제기돼 주목된다.
김당 주간동아 차장은 22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기사에서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과 정성홍 전 경제과장, 김삼영 전 동양리츠 대표의 인터뷰와 함께 이같은 문제를 거론했다. 당사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언론이 한나라당 주장과 각종 소문, 의혹을 국정원 게이트로 부풀린 셈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김당 차장은 지난 13일자 한국일보가 '김은성 차장과 정성홍 과장이 진승현 게이트의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을 폭행했다'는 '소문'을 '사실'로 보도하면서 국정원 게이트로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김재환씨가 곧바로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당사자들도 부인하는 상황에서 김 차장이 주목한 것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삼영씨 증언이었다.
김씨는 "20분 동안 얘기했는데 대체로 분위기가 좋았고 마지막에 고성이 오간 적은 있으나 폭행을 하거나 할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재환씨가 화상을 입어 한동안 목발을 짚고 다닌 것이 폭행설로 와전됐다는 설명이다.
김당 차장은 기사에서 국정원의 정현준 게이트 개입 의혹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의혹의 근거로 보도된 내용은 김은성 전 차장과 김형윤 전 경제단장이 정현준씨에게 김재환 전 MCI 회장을 소개, 정씨가 정관계 로비를 전담하는 그룹 부회장으로 영입했다는 것. 김은성 전 차장은 비슷한 시기에 김씨를 진승현씨의 MCI코리아 회장 자리에도 앉혀 국정원이 정현준-진승현 게이트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반면 김삼영씨는 인터뷰에서 "김재환씨는 같은 교인인 진승현씨 부친 진수학씨의 소개로 MCI에 영입됐으며 김씨가 오히려 김은성 차장에게 진씨를 소개했다"고 밝혔다. 또 "정현준, 진승현씨가 금감원과 검찰의 내사를 막기 위해 김재환씨를 영입한 게 아니라, 영입 뒤 의혹이 불거지자 로비스트 역할을 맡긴 것"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김당 차장은 동아일보가 이경자씨의 검찰 진술을 입수, "정현준 게이트의 핵심인물인 이경자씨가 검찰 조서에서 김은성 차장에게 1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14일자 보도에 대해서도 다른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시 둘이 만난 장소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커피숍은국정원 직원들이 외부인을 만날 때 자주 애용하는 곳으로, 굳이 문화회관에 있는 국정원 안가를 두고 직원들 눈에 띄는 커피숍에서 돈을 받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김당 차장은 이같은 기사를 기고한 데 대해 "정치권과 대부분의 언론이 이번 사안을 국정원의 조직적인 개입으로 몰고 가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보도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관계자들이 의혹을 모두 부인하는 가운데 특히 제3자인 김삼영씨의 증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정원 개입이 사실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조직적 개입이 아니라 개인 비리 차원일 여지가 많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