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및 공정거래 조사, 광고수주 감소 등으로 언론사의 경영 상태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연말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는 언론사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방송 3사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연합뉴스 등이 연말 성과급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이마저 줄어 MBC와 SBS, 조선일보 정도가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성과급은 커녕 정기상여금을 대폭 삭감하거나 지급마저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라 기자들은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MBC는 최근 임금협상에서 매년 지급해온 연말 특별성과급 100%를 올해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당초 올해 세무조사와 디지털방송 전환 등으로 차입경영을 해야 할 상황이라 성과급 지급이 힘들다는 입장이었으나 노조의 강력한 요구를 받아들였다. 경영성과에 따라 매년 두차례 성과급을 지급하는 SBS는 지난해보다 액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S는 지난해 노사 임금협상에서 당해 흑자가 500억원 이상 발생하면 16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특별성과급이 지급됐으나 올해는 흑자 규모가 그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성과급 지급이 불투명한 분위기다.
방송사에 비해 극심한 광고난을 겪고 있는 신문사들은 대부분 특별성과급 지급 계획이 없다. 특히 몇몇 신문사들은 기본 상여금조차 대폭 삭감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연말 특별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보이는 신문사는 조선일보가 유일하다. 조선일보는 지난 99년 10년차 기자들에게 정기 상여금 1100% 외에 1000만원 정도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99년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성과급과 관련해 회사의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기자들은 올해도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기자는 “하반기 들어 광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특별히 사건이 많았던 한 해를 지나온 만큼 지난해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연말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 없다. 동아일보는 지난 11월 임협에서 임금을 동결한 상태며, 중앙일보는 지난해 특별성과급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광고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 성과급 지급이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화일보도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특별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도 ‘연말 성과에 따라 소정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노사 합의에 따라 지난해 100%의 성과급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연말 상여금도 제때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회사가 연말 기본상여금 300% 중 150%를 내년으로 유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도 지난해 100%의 성과급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임금을 동결한 상태.
한겨레는 단협상 경영실적이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돼 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과급 지급이 불투명하다. 올해 기본 상여금을 600%에서 300%로 크게 삭감했기 때문. 대한매일도 올해 기본 상여금을 500%나 삭감하면서 지난해 150%였던 연말 상여금이 올해는 50% 지급될 예정이다.
한 신문사 기자는 “하반기 광고가 조금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몇몇 신문에 해당되는 소리다. 어지간한 신문은 대부분 광고가 작년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며 “연말 성과급은 아예 없던 걸로 생각한지 오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