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존은 장재국씨였다”는 대한매일의 보도는 로라최의 측근이 평소 친분이 있던 한 기자에게 “로라최가 언론에 알릴 게 있다”는 제보를 하면서부터 준비되기 시작했다.
로라최가 언론과 접촉을 시도한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제기된다. 우선 97년 7월 검찰 구속 이후 로라최가 미라지 호텔측으로부터 해고되고 횡령죄로 고소되면서 재산 대부분을 탕진했기 때문에 더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해 폭로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또 1심에서는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으나 10월 30일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신변문제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다는 것도 폭로의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10일경 제보가 들어오면서 대한매일은 일주일간 정황 파악 등을 거쳐 17일경 특별취재반 기자를 미국으로 보냈다. 약 5박 6일간의 취재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뒤 취재 내용을 정리하고, 한국일보측에 수차례 ‘장존 의혹’에 대한 입장을 확인했다. 99년에 ‘장존 보도’로 한겨레, 말지가 한국일보측과 맞고소를 하는 등 민감한 사안인 만큼 기사 작성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변호사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사실 확인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기사는 당초 계획보다 이틀 늦게 출고됐다고 한다.
최홍운 편집국장은 “사회 지도층 인사 등이 해외 원정 도박을 하면서 흥청망청 외화를 낭비했던 사실을 고발해 사회가 보다 깨끗해졌으면 한다”며 “로라최의 증언이 일관되고 장재국 회장은 공인인 만큼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매일의 보도 이후에도 타 중앙일간지들은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내일신문과 오마이뉴스에서 대한매일의 기사를 인용보도한 것이 전부다. 특히 99년 ‘장존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한겨레 역시 1일자까지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겨레 편집국의 한 간부는 “99년에 한겨레가 보도했던 것과 다른 것이 없어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일간지 편집국장은 “로라최의 증언만 나온 상황에서 확인된 바 없이 보도를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경향신문의 한 기자는 “현재 관련보도를 사회부 법조팀에서 처리할지 미디어팀에서 할지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