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준 영화사 ‘시선’ 대표. 스포츠조선 문화부에서 7~8년 간 영화를 담당해오다 지난해 기자생활을 정리하고 올 2월 ‘하루’를 찍었던 한지승 감독과 영화사 ‘시선’을 창립했다. 창립작품으로 ‘한국영화 패로디’라는 기치를 내건 ‘재밌는 영화’ 제작에 한창이다. ‘신라의 달밤’ 김상진 감독의 조감독을 지냈던 장규성 감독의 첫 작품으로 ‘여인천하’의 김정은, ‘다찌마와 리’의 임원희, ‘달마야 놀자’의 김수로 등이 캐스팅 됐다. 내년 4월 개봉 예정.
안 대표는 “영화담당을 오래하면서 전문적으로 파고들게 됐고 자연스레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얼굴 좋아졌다는 얘기는 종종 듣는데, 워낙 성패가 확실하니까 솔직히 부담이 많다”고 말한다.
조종국 조우필름 대표. 씨네21 등에서 영화만 10년을 담당했다. 지난해 7월 회사에서 나와 12월 영화사를 창립했다. “씨네21에서 주로 영화 산업, 정책 분야를 담당했고 기본적으로 창작에 대한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결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한국영화는 산업화의 초기단계라고 본다. 산업화에 걸맞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거기에 창작열을 접목시켜보려 한다”는 의욕을 밝혔다.
현재 준비중인 작품은 베트남전을 다룬 ‘슬로우 불릿(slow bullet)’. 민족문학작가회의 내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 멤버인 소설가 방현석, 김형수, 이영진 시인 등의 제안으로 영화화를 결정했다. 시나리오 초고도 이들이 직접 탈고했다.
최용기 ‘기획시대’ 제작이사. 95년부터 스포츠서울, 스포츠투데이 등에서 영화담당 기자로 활동하다가 지난 8월 제작이사로 합류했다. 최 이사는 “먼저 현장경험을 쌓자는 생각에서 기존 영화사에 들어갔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영화사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는다. 현재 송승헌씨가 출연하는 액션 코미디 ‘일단 뛰어’와 ‘해적 디스코왕 되다’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박광수 감독의 차기작에는 프로듀서로 이름이 올라있다.
이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기자경력의 장점은 취재하면서 이뤄놓은 인적 자산. 조 대표는 “일 하는 게 역시 돈과 사람인데 기자 생활하면서 가지고 있던 인적 네트워크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말했다. 최 이사도 “요즘엔 워낙 배우들 주가가 높다보니 제작사들도 만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접촉이 쉬운 면이 있다”면서 “현장경험이 없다는 것도 영화에 객관적 시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논하는 요즘, 이들의 도전이 ‘대박’으로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