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가 노조의 보도국장 추천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보도국장 직무대리를 선임한 것과 관련 노조가 보도국장실을 폐쇄한 데 이어, 데스크가 기자에게 “기사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각서’를 쓸 것을 요구해 기자들이 취재거부에 나서는 등 반발하고 있다.
보도국장실 폐쇄-CBS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보도국장 추천선거를 무시하고 임명한 김광수 보도국장 직무대리의 방을 지난 11일 폐쇄했다.
CBS노조는 “보도국장 추천선거를 거쳐 후보자를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개표가 이루어지기 이전에 임명한 보도국장 직무대리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된 노조의 보도·편성국장 추천제도 자체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BS는 단체협약에 따라 보도·편성국장의 경우 조합원 추천투표에서 유효득표율 20% 이상을 얻은 후보 2∼3인을 추천하고, 사측이 이들 가운데 1인을 보도·편성국장으로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CBS노조는 이에 따라 지난달 초 후보 추천 선거를 마치고 최근 이재천 포항방송 보도제작국장 등 3인을 보도국장 후보로 추천했으나 CBS 사측은 지난달 23일 추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김광수 정치부장을 보도국장 직무대리로 임명해 노조와 갈등을 빚어왔다.
사회부장 ‘각서’ 파동-홍익회 비리보도와 관련 데스크가 담당기자와 상의 없이 기사를 전면 부정하는 내용의 반론보도문 게재를 약속하고 이에 반발하는 기자들에게 반론보도 내용을 수정하려면 이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각서를 쓰라고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CBS는 지난 10월 23일부터 3일간 납품업체 선정을 둘러싼 홍익회의 불공정 행위 등 홍익회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간 후 권주만 사회부장은 홍익회측이 “사실과 다르다”며 언론중재신청을 하자 지난주말 중재신청 취하를 조건으로 기사 내용을 전면 부정하는 내용의 A4 2장 분량의 반론보도문을 내보내기로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2000만원을 배상한다는 합의문까지 써줬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기자들이 “구체적인 증거도 있는 마당에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반론보도는 할 수 없다”고 반발하자 “반론보도문 내용을 수정할 경우 이후 사태에 책임진다”는 각서를 쓸 것을 요구해 반발을 샀다.경찰기자들은 지난 10일 ‘홍익회 반론보도 사태에 대한 경찰팀 입장’을 발표하고 “언제부터 기자가 각서를 쓰고 방송을 했느냐”며 경찰팀장이 보직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경찰팀 기자 9명 전원이 한때 취재 거부에 들어가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기자협회 CBS지회도 11일 긴급 총회를 열고 13일까지 권 부장에 대한 보직 해임 등 인사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취재거부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