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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다시 '술렁'…권사장 '3연임' 불씨

재단이사회 원천봉쇄, 선임 강행땐 출근저지

박미영 기자  2001.1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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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일 간의 최장기 파업을 겪은 CBS가 권호경 사장의 3선 움직임을 놓고 또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노조는 권 사장의 3선을 반대하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사무실에 대한 점거농성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14일로 예정된 재단이사회를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노조는 또 재단이사회가 권 사장의 3선 연임을 결정할 경우 출근저지 및 방송 중단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큰 충돌이 예상된다.

CBS 노조는 10일 농성중인 KNCC 총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단이사회가 사장청빙위원회를 통해 차기 사장을 뽑기로 한 노조와의 합의를 무시하고 14일 소집된 전체회의에서 차기 사장 선임을 강행하려고 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사회 자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재단이사회가 권 사장의 3연임을 결정할 경우 그날부터 권 사장을 CBS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출근을 저지할 것이며, 방송 자체를 중단시키는 옥쇄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CBS 재단이사회는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지난 6월 26일 노사가 합의한 사장청빙위원회 구성 등을 골자로 한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은 채 “다음 이사회에서 무기명 비밀 투표에 의해 차기 사장을 선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CBS 차기 사장 후보로는 조선일보 기자, MBC PD 출신의 고무송 기독공보 사장이 대한예수교장로회의 공식 추천을 받아 출사표를 던져 놓은 상태이고 KNCC 김동완 총무와 권 사장이 교계 인사들을 만나 물밑작업을 하면서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가 14일 재단이사회를 전면 봉쇄하기로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날 재단이사회에서 차기 사장이 선임될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조는 이에 앞서 방송위가 CBS의 PP등록을 취소하고 CBS재단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 “권 사장이 책임지고 퇴진해야 한다”며 지난 4일부터 1주일간 KNCC 사무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이날 발표한 호소문에서 “권 사장이 자신의 3연임을 위해 정관개정 등 노사 합의를 무시하고 있으며, PP등록과 관련 방송위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 위성방송 진출을 무산시켰다”며 “정관개정 이행 촉구, 권호경 사장 3연임 저지를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