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한국 장재국 회장 퇴진할 듯

"주총전에 거취 표명하겠다"밝혀

박주선 기자  2001.12.19 11:05:50

기사프린트

한국일보가 내달 7일 ‘임원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14일 이사회에서 의결하면서 장재국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장 회장은 “주총 전에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장 회장의 ‘퇴진’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장명수 사장은 17일 노조와의 면담에서 노조의 ‘장 회장 퇴진촉구 1인 시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면서 “3주만 참으면 될텐데 모시던 회장에 대해 끝까지 퇴진운동을 해야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의 퇴진을 재차 확인하는 노조측의 질문에는 “100% 확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지만 간접적으로 퇴진 가능성을 비친 것이다.

지난달 편집국 간부회의에서 “아버지가 물려준 회사를 반드시 명예회복 시키겠다”고 자신했던 장 회장이 한발 후퇴한 듯한 발언을 한 데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장존 보도’로 사내 입지가 좁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회사측의 한 관계자는 “장존 보도 이후 노조가 퇴진운동을 본격화하고 사실 여부를 떠나 카지노 도박 의혹이 또다시 제기되면서 자존심이 강한 장 회장으로서는 많이 괴로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이사회에서 임원 선임에 대한 안건을 제안한 쪽은 최대주주인 장중호 상무이다. 지난 7월 노조 파업과 일간스포츠 광고국 내사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진 장재국 회장과 장 상무 불화설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장 상무측에서는 실제로 새로운 회장 선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초 장재구 전 한국일보 회장(현 서울경제 회장)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14일경 재출국했다. 장중호 상무측이 50% 이상의 지분을 갖지 못한 만큼 9.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장 전 회장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장 상무측이 그리는 향후 경영권 구도에 대해서는 몇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장재구 전 한국일보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이 그 중 하나다. 고 장기영 창간사주의 차남이자 장씨 형제 가운데 자금 동원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장재구 전 회장이 영입될 경우 과다부채를 상환할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전 회장이 장 상무측의 손을 들어줄 지는 미지수다. “치밀하고 계산적”이라는 평을 듣는 장 전 회장과 지난해 장 전 회장의 증자를 반대했던 장 상무가 어떤 조건으로 손을잡을지 역시 관심사다.

또다른 방법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는 것이다. 현 장재국 회장 체제를 바꾸되 서른도 되지 않은 장중호 상무가 회장직에 오르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론된 방안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재국 회장 체제 유지설도 가능성은 낮지만 유효한 안 중 하나다. 회사측의 한 관계자는 “70∼80%의 퇴진 가능성이 있지만 20∼30%의 현 체제 유지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주 어느 쪽도 50% 이상의 지분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주주들간의 협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주총 이후 구도에 대해서는 짐작하기 어렵다”며 신중론을 폈다.

한편 14일 이사회에서는 주주들이 지분비율대로 50억원을 증자해 자본금을 2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