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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만 낙후" 꼴찌 자청

'이것이 지역감정 보도' 민언련 사례 전시회

박미영 기자  2001.1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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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광주전남·부산·전북 등 4개 지역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영호남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신문보도 사례전시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6일 창원을 시작으로 부산, 전주, 광주 등에서 순회 개최될 이번 전시회는 “지역정서에 편승한 보도를 하는 지역언론의 문제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경각심을 주자”는 취지에서 4개 지역 민언련이 함께 3년째 개최해오고 있는 행사. 올해는 모두 40여 개의 지역감정조장 보도가 전시됐다.

지역감정 조장보도의 대표적인 사례는 이른바 ‘텃밭 만들기 보도’. ‘여는 대구로…, 야는 광주로…적진 뛰어들어 민심 잡기’, ‘텃밭 영남 뺏길세라’, ‘충청권 민심 잡기’ 등 지역감정을 기반으로 한 정치권의 행보를 언론이 비판 없이 그럴 듯하게 포장하고 기정사실화 한다는 것.

부산지역의 경우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의 ‘영남 후보론’ 보도가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됐다. 부산일보는 창간 55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2개면에 걸쳐 ‘영남출신 대선후보 찍겠다 52.4%’(9월 10일자)를 제목으로 뽑아 “영남에서 반드시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암묵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샀다. 국제신문은 ‘집중분석-여당 영남후보론’(3월 12일자)에서 “여권의 영남후보론은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권재창출 전략의 하나”라며 영남 민심을 얻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호남지역에서는 광주일보 ‘호남 대심 없인 용꿈 못꾼다’(7월 24일자), 호남신문 ‘민주당 정권재창출 안방 다짐’(7월24일자) 등이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흥미성 기사들로 꼽혔다.

지역경제와 관련해서 부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는 ‘꼴찌보도’도 지역감정을 조장시키는 대표적인 보도로 꼽혔다. 국제신문 5월 7일자 1면 ‘갈수록 살기 힘든 부산 : 경제고통지수 전국 1위’와 같은 날 광주일보 1면에 보도된 ‘광주 경제고통지수 폭등 : 정권교체 후 13배 타 지역비교 심각’이 대표적인 사례. 또 ‘전남 근로자 평균임금 150만원 전국 최하위’(전남일보 10월 26일자), ‘지역경기 극도 침체 지방세 체납자 양산’(광주일보 8월 28일자), ‘재정자립도 꼴찌 언제 면하나’(광주매일 8월 11일자) 등이 지역감정 조장보도 사례로 제시됐다. 그러나 민언련은 “경제지표는 항목도 다양하고 어느 기간을 잡느냐 등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해당지역을 1위도, 꼴찌도 만들 수 있다”며 “불필요한 피해의식 조장 보다 객관적인 분석보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이용호 게이트’를 비리근절 차원이 아닌 ‘전라도 죽이기’ 식으로 보도한 전남일보 ‘호남이미지 먹칠 ‘분개’ 근거 없는 야 폭로 불쾌’(9월 22일자), 광주일보 ‘호남 먹칠 우려·분노 교차’(9월 22일자) 등이 지역감정 조장보도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