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도주한 절도피의자를 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일보 경주주재인 김성웅 기자는 지난 8일 경주경찰서로부터 용감한 시민에게 주는 ‘감사패’를 받았다. 감시를 피해 도주한 절도피의자를 3시간만에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찰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것이 이유.
지난 5일 김 기자는 출입처인 경주경찰서 기자실에 있다가 우연히 기자실 바로 앞에 있는 기동수사대에서 절도피의자가 도주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경주의류매장에서 3000여 만원의 의류를 절취한 혐의로 붙잡혀 대질신문을 받고 있던 자였다.
“갑자기 기동수사대 사무실이 시끄러워졌습니다. 절도피의자가 도주했다며 경찰들이 뛰어나갔죠. 그때 저는 다른 급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현장취재도 할 겸 뒤따라 나갔습니다.”
경찰과 함께 절도피의자를 좇아간 김 기자는 무전기 교신을 통해 피의자가 경주 황남동에 위치한 천마총 안으로 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마침 김 기자가 천마총 부근에 있을 때였다.
“바로 천마총 입구로 달려갔는데 도주했던 피의자가 천마총과 인접해있는 사적공원관리사무소 쪽으로 담을 넘어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피의자의 위치를 최초로 확인한 김 기자는 “저기 있다”고 소리 치고 제일 먼저 피의자를 좇아 담을 넘었다. 91kg의 적지 않은 몸무게를 이끌고 꽤 높다는 천마총 담을 어떻게 훌쩍 넘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신기하기까지 하다고. 결국 도주한 절도피의자는 사적공원관리사무소 옥상에서 내려오다가 김 기자가 아닌 뒤따라온 경찰들에 의해 검거됐지만, 이 과정에서 김 기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했다.
김 기자는 “흉기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며 “사건기자로서 활약하면서 몸에 벤 직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직접 잡지는 못했지만 도움이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