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신문 체질개선·언론-권력 위상정립 계기"

중앙 홍석현 회장 세무조사 평가 눈길

서정은 기자  2002.01.09 00:00:00

기사프린트

“언론사 세무조사의 교훈은 언론사주들이 불편부당의 언론인으로서, 투명경영의 경영자로서 거듭날 수 있는 전기가 됐다는 점이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시무식 신년사에서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한국신문의 체질개선 및 언론과 권력간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는 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언론사 사주가 이처럼 세무조사를 계기로 언론의 권력화를 반성하고 투명경영의 전기로 삼겠다고 공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주목된다.

홍 회장은 지난 2일 ‘일류신문을 향한 다짐’이라는 신년사에서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한국 언론에 큰 시련이었다. 몇몇 언론사주가 옥고를 치루는 불행을 겪었고 언론과 권력, 언론과 언론간의 갈등은 첨예화됐다”며 “이러한 쓰라린 경험속에서 두가지 교훈을 배우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회장은 세무조사의 첫 번째 교훈으로 “한국신문의 체질을 개선하고 성숙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그 동안 한국 신문업계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시각을 차제에 말끔히 정리하고 거듭 태어남으로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며 “오히려 이제부터 언론 사주들은 불편부당의 언론인으로서, 투명경영의 경영자로서 거듭날 수 있는 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이어 “언론사 세무조사가 남긴 또 하나의 교훈은 언론과 권력간의 위상이 새롭게 정립되는 전기가 된 점”이라며 “사실 그 동안 우리를 포함한 몇몇 유력 신문들은 ‘막강한 언론권력’이라는 비난과 우려를 받아 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언론은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데 언론 자체가 권력화하는 기현상이 생겼다”며 “이번 일로 나 스스로 권력화한 것은 아닌지, 우리 언론 종사자들이 몸을 낮춰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어 “권력기관 또한 언론을 강제력으로 또는 권력으로 길들일 수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언론이 권력이 돼서도 안되지만 언론을 권력의 도구로 길들일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거듭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창극 회장비서실장은 “지난해 세무조사로 언론계는 분열이 극심했고 아픔과 고통의 대가를 치뤘는데 이속에서 우리 언론이 아무런 반성과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더 나은 언론, 더 존경받는 언론이 될 수 없다는뜻”이라며 “세무조사를 계기로 언론사가 유리알 같은 투명경영을 하지 않고서는 권력에 맞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