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21과 언론인의 유착 혐의가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실제 이같은 특수관계가 지면과 방송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쳐온 것으로 보인다. 혐의 사실이 거론되고 있는 몇몇 언론사와 언론인들의 관련 보도를 살펴본 결과 타 매체에 비해 지나치게 패스21을 키워주는 홍보성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21의 세계 지문인식 시장 석권이 가시화되고 있다…국제 생체인식분야에서 전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도록 할 계획이다…부가적인 수익창출을 기대하고 있다”(서울경제 2001년 7월 25일자) “패스21이 베리디콤을 인수한 것은 국내 기술벤처의 성과를 보여준 쾌거…상당한 부가적 수익 창출 기대…김석구 패스21 사장은 ‘패스21의 생체인증기술이 전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매일경제 2001년 7월 25일자)
이 두 신문은 마치 패스21의 홍보자료를 그대로 옮겨온 듯 논조와 표현이 비슷하다. 해당 업계 대표의 자체적인 의미 부여와 낙관을 언론에서 여과없이 보도하는 태도 역시 이례적이다. 한국경제 등이 동일 사안에 대해 단순 스트레이트로 처리하며 차분하게 보도한 것과도 뚜렷하게 대비된다.
또 한 기사에서 패스21측 관계자의 단순 홍보성 멘트를 두세차례 소개하고 ‘패스21은…라고 밝혔다’라는 식으로 패스21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별다른 검증없이 게재하는 기사 처리 방식도 도드라졌다. 윤태식씨 관련 인터뷰도 수차례 게재됐으며 대부분 윤씨를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하는 논조가 주를 이뤘다.
특히 서울경제의 경우 “‘제2 한강의 기적은 우리가 일구어낸다’. 패스21의 수출계약 쳬결은 70년대 건설회사들의 중동 진출에 비견될 만한 쾌거”(서울경제 2001년 10월 25일자) “패스21이 만들어 가는 디지털 세상…지문인식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서울경제 2001년 6월 28일자) 등 패스21을 추켜세우는 표현이 대부분 모든 기사에서 나타났다.
한편 패스21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선일보의 두 기자도 월간조선 재직 당시인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지문 인식·전송·보안 기술을 개발한 윤태식 회장’이라는 장문의 인터뷰를 게재한 바 있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보안문제까지 해결했다는 점”이라며 윤씨가 교도소에서아이디어를 얻는 과정, 지문인식 기술에 착안한 과정, 세계 100개국 기술 특허 등을 자세히 소개한 이 인터뷰 작성 이후 두 기자는 패스21 주식을 액면가에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한 방송사에서는 패스21 주식을 갖고 있던 한 고위 간부가 담당 기자와 담당 데스크에게 패스21 관련 기사가 보도될 수 있도록 민원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