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과 중앙일보가 신년호에서 지방선거와 대선을 맞아 각각 후진적인 정치풍토를 개선하고 ‘3김 시대 언론’을 끝내겠다는 대독자 다짐을 내놓아 주목된다.
대한매일은 지난 1일자 신년특집호 섹션면 ‘선거문화를 바꾸자’를 통해 “후보자나 소속 정당의 입장이 아닌 국민과 유권자들의 시각에서 보도함으로써 후진적 정치 풍토를 개선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후보가 1,2위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마식 보도 ▷후보 개인의 홍보성 기사 ▷색깔론이나 검증 안된 의혹 중계 ▷정책보다 인물 중심의 경쟁 유도, 소수정당에 무관심한 태도 등을 지양한다고 밝혔다. 대신 ‘후보자의 의제’가 아닌 ‘유권자의 의제’를 선정해 유권자 참여형 선거보도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대한매일 양승현 정치팀장은 “시민들의 궁금증과 욕구를 수시로 파악해 지면에 반영하는 ‘시민 저널리즘’을 확대하고, 경마식 중계보도를 지양해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표심으로 연결되도록 할 것”이라며 “공정하고 중립적인 선거보도를 민영화 원년을 맞는 대한매일이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역시 지난 1일자 ‘3김 시대 언론을 끝내자’ 제하의 신년사에서 “3김식 언론 행태에서 과감히 탈피해 정책으로 후보를 판단하겠다”고 천명했다. 중앙일보는 ‘3김 시대 언론’을 “정치 과잉의 단순 과격형 비판 자세, 정치 일색의 대안없는 단순 일변도 언론”으로 규정하고 “후보자 중심으로 학연과 지연의 줄 서기와 편 가르기가 시작되고 어느 편에 섰느냐에 따라 주의·주장이 달라지는 분열을 배격할 것”이라는 밝혔다.
따라서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인이나 정치적 행태에 대해 엄중한 비판을 가하고 ▷갈등과 반목을 편들거나 조장하지 않으며 ▷정책으로 후보를 판단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후보들의 지도력과 정책을 평가하고 점검함으로써 독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보도와 논평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약속은 홍석현 회장이 지난해 편집국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권력과의 관계에서 비판과 견제 기능을 유지하고 절대 특정 정치세력에 줄서기 하지 말라”고 당부한데 이어 독자들 앞에 공식 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앙일보 채병건 노조 편집장은 “3김 시대 언론을 청산하겠다는 약속은 사주의 뚜렷한 소신이 없다면 불가능한일”이라며 “이러한 다짐과 주장이 앞으로 지면에 얼마나 제대로 반영될 것인지를 계속 지켜보고 감시하는 일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