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김 관련 보도를 막아주겠다는 명목으로 윤태식씨로부터 주식 등을 넘겨받은 혐의로 구속된 SBS 전 PD 정모씨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수지김 사건 의혹 보도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씨가 지난 3일 사표를 내기 전까지 ‘그것이 알고 싶다’의 PD였다는 점에서 이같은 궁금증이 커지고 있으나 지난 2000년 2월 12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누가 수지김을 죽였나’의 방송 내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94년 11월 계약직으로 입사한 정씨는 98년부터 2000년 3월까지 ‘8시뉴스 현장출동’, 2000년 3월부터 8월까지 ‘출발 모닝와이드’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해 2월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영향을 미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누가 수지김을 죽였나’를 연출한 남상문 PD는 “정씨에게서 어떤 이야기도 들을 바 없다. 정씨는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도 아니었고 다른 프로그램의 계약직 PD였기 때문에 영향을 미칠 만한 위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누가 수지김을 죽였나’에서는 윤태식씨가 범인임을 입증할 증거를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윤씨가 낸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으로 일부 편집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수지김이 간첩이 아니며 남편 윤씨가 범인일 가능성을 강력하게 제기한 내용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윤씨는 당시 SBS측의 인터뷰 요청을 받자 평소 알고 지내던 서울경제 김영렬 사장의 부인을 통해 부인 소유 회사의 직원 소개로 정씨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정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 조사대로라면 관련 보도를 막아보려던 윤씨는 이러한 약점을 이용한 방송사 PD에게 결국 사기를 당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