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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과는 했는데…

'개인행동' '합법적 투자' 표현 오해소지 많아

서정은 기자  2002.01.16 11: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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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16일자 사고로 패스21 사건에 대해 독자들에게 사과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문제를 ‘일부 기자들의 개인행동’으로 축소시킨 채 사과도 변명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매일경제는 16일자 1면 하단에 2단 크기로 ‘언론사명에 더욱 충실하겠습니다’ 제하의 사고를 싣고 “패스21 사건과 관련해 본사 일부 기자가 연루된데 대해 독자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번 문제는 개인행동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합법적 투자행위라고 할지라도 윤리에 어긋나는 주식 소유는 매일경제신문 기자 윤리강령에 위배돼 회사 차원에서 무거운 징계 조치를 취했다”며 “이번 일을 뼈저린 반성의 계기로 삼아 기자 윤리강령을 더욱 강화하고 앞으로도 공정한 보도를 통해 사회 공기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입장문은 자사 기자들이 연루된 언론사의 첫 공식 사과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으나 사건의 본질을 ‘개인행동’으로 축소시킴으로써 면피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담당 부장과 기자가 주식을 넘겨받고 수차례 홍보성 기사를 남발해 결국 이를 믿고 투자했던 국민을 피해자로 만든 책임을 “몇몇 기자들의 개인행동”으로 몰고 가는 것은 당당하지 못한 처사라는 것이다.

또 “비록 합법적 투자라 할지라도 윤리에 어긋나는 주식 소유는 윤리강령에 위배돼 징계조치를 취했다”는 대목에서는 이번에 연루된 언론인이 합법적인 투자를 했다는 것인지 아닌지를 애매하게 처리하는 등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하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언론계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