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제전망대’가 2000년 1월 패스21을 보도했던 것과 관련 당시 진행자와 촬영기자가 방송 이후 주식을 취득하고 담당 PD가 최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가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경제전망대’ 진행자였던 지역방송총국장 K씨(당시 해설위원)와 패스21의 취재를 담당한 영상취재부 기자 K씨는 각각 패스21 주식 100주와 50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방송총국장 K씨는 지난 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담당 PD가 윤씨 회사를 다룰 가치가 있다고 해서 소개했다. 며칠 뒤 윤씨로부터 점심이나 먹자고 전화가 왔다. 식사 자리에 나와 또다른 간부 K씨가 함께 나갔다. 우리가 ‘100주쯤 살 방법이 없냐’고 물었더니 주민등록등본을 보내라고 해서 열흘 후쯤 보내줬다”고 밝혔다. K총국장은 이어 “당시 5만원에 100주를 사기로 했는데 그후 돈을 보내지 않았으며 내가 실제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이번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K총국장과 또다른 간부 K씨는 결국 무상으로 주식 100주씩을 넘겨받은 셈이다.
또 당시 패스21를 취재했던 담당 PD H씨도 지난 3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H씨는 주식 리스트에는 없으나 모친 명의로 주식 100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 PD 역시 K총국장과 마찬가지로 방송이 나간 뒤 윤씨를 만나 모친의 인적사항을 넘겨줬으나 주식 소유 여부는 소환 직전에야 알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KBS는 감사실에서 이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KBS 한 관계자는 “일부가 소환이 됐다고는 하나 모두 혐의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회사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경제전망대’는 지난 2000년 1월 23일 “지문으로 완전 보안을 실현하는 업체를 소개한다”며 유망기업으로 패스21을 소개했다. 경제전망대는 “이 회사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휴대전화에 지문인식 시스템을 접목시킨 이른바 패스폰이라는 것을 개발했다”며 “지난해보다 25배 성장한 이 회사의 세계 시장 진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전망대는 또 윤태식씨에 대해서도 “98년 회사를 세운 후 일주일에 닷새 정도를 회사에서 먹고 자면서 신기술 개발에 온갖 정성을 쏟아부었다. 직원의 80%를 연구와 기획팀으로 둘 만큼 윤 사장의 기술투자는남다르다”고 소개했다.
KBS 보도제작국 한 기자는 “특정 업체의 기술을 소개할 경우 회사 이름을 넣으면 간접광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일이 많다”며 “보도제작국의 간판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경제전망대에서 이처럼 특정 기업을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었던 것 자체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