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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패스21 신중보도 '눈길'

사실 전달만…매경·서경 홍보성 기사와 대조

박주선 기자  2002.01.16 11: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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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데스크 윤태식씨 전력 의심 비판적 접근





99년 패스21의 패스폰 개발건은 1999년 12월 22일자 서울경제, 매일경제, 한국경제 모두에 소개가 됐지만 기사 비중, 관련 기사 수 등 다루는 방식은 한경과 서경, 매경이 큰 차이를 보였다.

한경은 이를 “신분증 신용카드 전자화폐 열쇠를 대체할 수 있는 핸드폰 내정형 인증기기가 개발됐다”며 2단 스트레이트로 처리했다. 반면 서경은 1면 머릿기사 ‘신개념 휴대폰 세계 첫 개발’과 ‘보안해결 금융 전자상거래 촉진’이라는 4단 크기의 해설성 관련기사를 실었다. 1면 관련 사진, 4면 패스폰의 보안설루션 설명 그림 등 편집도 시선을 끌었다. 매경 역시 윤태식씨의 인터뷰 사진과 함께 관련기사 두 꼭지를 내보냈다.

2001년 패스21이 미국의 베리디콤을 인수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한경은 “패스21이 베리디콤을 인수했다(2001년 7월 25일자)”며 단순 스트레이트로 보도했다. 관련사진을 싣고 “세계 지문인식 시장 석권이 가시화되고 있다(서경)” “패스21이 베리디콤을 인수한 것은 국내 기술벤처의 성과를 보여준 쾌거(매경)” 등으로 보도한 같은날자 두 신문과는 차이가 났다.

이같은 보도 차이는 당시 벤처중소기업부 담당 데스크의 신중한 판단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낙훈 당시 벤처중기부 차장은 “99년말 윤씨가 회사로 찾아와 패스21의 기술 설명을 하는데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며 “특히 세계적인 기술을 발명했다는 벤처 기업가가 홍콩에서 영화를 찍다 왔다고 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곧 담당 데스크에게 보고하고, 부서 후배들에게도 패스21 취재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패스21과 윤씨에 대한 이런 비판적 접근 덕분에 한경은 이번 ‘윤태식 게이트’에 단 한 명의 기자도 연루되지 않았다.

2000년 11월 담당 데스크를 맡은 송모 부장도 “데스크를 맡을 당시 이미 부서 내에서는 패스21이 신뢰성이 떨어지고, 윤씨가 수지 김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신중한 기사 판단이 한경 보도를 패스21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