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직접 취재하고 글로 옮긴 풀뿌리 기사들이 여기 있습니다. 기자보다 앞서 그늘진 곳을 찾아간 뜻있는 목소리를 담겠습니다.”
한겨레가 ‘독자 언론면’을 신설해 ‘출동! 독자가 기자로’라는 제목으로 새해부터 매주 한 면씩 독자들이 직접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방송사의 경우 KBS가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인 ‘열린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신문사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독자언론면에는 이와 함께 박경애 환경운동연합 간사,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이경희 전교조 대변인 등 독자 6명으로 구성된 독자비평위원회의 한겨레 지면 비평도 게재된다.
독자 언론면에 처음 선보인 기사는 장윤선 참여연대 간사의 ‘쪽방촌 사람들-새해이야기(1일자)’. 장 간사는 서울 종로3가 피카디리 극장 뒷골목을 찾아 ‘하루벌어 하루사는 사람에겐 단지 또 힘든 하루가 시작될 뿐’이라는 보도를 했다.
11일자에는 군의 실탄 사격장 실태를 다룬 녹색연합 군환경팀의 현장보고서가 실렸다.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은 현장실태조사를 통해 “국가안보를 내건 정부 당국의 침묵 뒤에서 고통받는 건 국민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상기 편집위원장은 “독자들이 직접 지면에 참여하는 시민저널리즘을 구현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면”이라며 “독자언론면과 향후 신설될 토론면을 통해 열린 신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는 법적 소송 이전에 상대방의 반론문을 같은면에 게재하는 등 지면을 통해 해결해간다는 계획이다.
독자언론면은 여론매체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 면을 담당하는 안수찬 여론매체부 기자는 “아마추어 기자들이 취재과정을 거쳐 사실 확인을 하고, 제한된 지면에서 기사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의미있는 시도”라며 “특정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폭넓은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광장으로 자리잡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