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100분 토론 천덕꾸러기 취급"

심야로 밀려나고 제시간 한번도 시작 못해…유시민씨 게시판에 '쓴소리'

박미영 기자  2002.01.23 13:04:40

기사프린트

지난 1년 반 동안 MBC ‘100분 토론’ 진행을 맡아온 유시민씨가 방송을 끝내며 MBC 경영진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유씨는 지난 11일 MBC 게시판에 올린 ‘100분 토론을 떠나며’라는 글을 통해 “100분 토론 방송시간이 이렇게 심야로 밀려나고 불규칙해진 데 대해 누군가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며 “이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새 진행자가 이끄는 100분 토론도 조만간 어려움에 처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100분 토론이 목요일 밤 10시 55분에서 지금과 같이 금요일 밤 11시 35분으로 바뀐 것은 지난 가을개편 때부터이다. 그러나 유씨는 이날 올린 글에서 가을 개편 이후 100분 토론이 제시간에 시작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보통 11시 40분이 훨씬 지나서 시작됐고, 베스트극장이 10분 연장된 날은 자정 무렵에 방송됐으며, 급기야 지난 4일에는 편성시간보다 무려 34분이 늦은 12시 9분에 시작됐다는 것이다.

유씨는 “녹화방송도 아니고 토론자와 방청객을 수십 명씩이나 불러놓고 시청자 전화까지 받는 생방송 토론을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해나가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명색이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MBC가 생방송 토론프로그램을 천덕꾸러기 취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유씨는 자신이 100분 토론 진행을 그만두는 이유는 첫째, 시사평론가로서의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것이고 둘째, 자신과 같이 ‘뚜렷한 이념적 지향성’을 가진 사람은 올해와 같은 선거국면에서는 부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위에서 밝힌 내용과는 무관함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