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식 게이트’로 기자들의 대가성 벤처 투자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언론사 차원의 투자 현황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언론사들도 벤처 등 적잖은 관련 업체에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들은 이같은 투자가 재정 안정과 경영 개선을 위한 적법한 활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일차적인 정보 취득, 투자 결정 과정에서 담당 기자나 해당 부서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언제든 언론 윤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다수 언론사가 윤리강령에서 규정하고 있듯, 보도를 전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투자 정보나 판단 근거 역시 취재과정에서 얻는 정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분 투자와 관련, 관계자들은 일차적인 정보수집과 판단이 담당 기자나 해당 부서에서 이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한 언론사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투자 판단은 일차적으로 해당 부서에서 하고 통상 경영기획실, 경영진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고 말했다. 투자 결정과정이 투명하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정보는 취재과정에서 얻어진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종합지의 경우 2000년 현재 동아일보는 팬텍 0.89%, TG벤처 0.08%, 아이낸스닷컴 15.37%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조선일보는 솔빛조선미디어, 코리아인터넷닷컴 지분 각 0.6%, 6%를 보유하고 있다. 중앙일보도 에버북닷컴 18%, 컴리빙닷컴 16.7%, 아이야닷컴 8.3% 등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한국일보는 인옥션, ID KOREA 등에 20%, 4% 투자했다.
경제지 가운데 매일경제는 아남텔레콤 0.06% 등의 지분을 서울경제는 서울TRS 주식 0.7%를 가지고 있다. 한국경제는 와이즈인포넷 5%, 아르파넷 4.27% 벤처에이컴퍼니 0.25%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MBC는 세정텔레콤, 드림벤처캐피탈에 0.95%, 2.22% 등을 투자했으며 연합뉴스는 한세텔레콤 0.2%, 아남텔레콤 2%, 휴노테크놀로지 5.05%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모든 언론사들이 이같은 투자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재무제표 상 대부분 시장성 없는 주식으로 분류된 이들 주식의 수익성은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한편 언론사가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신문사 기획팀장은 “최근 IMT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했더니 곧바로 매매가가 하락했다”면서 “언론사가 보유한 상장 업체 주식의 경우 언론사가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 가에 따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언론사 보유 주식의 매매동향에 따라 그 반응이 매우 민감하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경영 개선을 명목으로 한 언론사 차원의 주식 투자가 ‘언론 윤리’ 차원에서 어긋나는 점은 없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