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인사 예측 보도가 또 한번 빗나가면서 이같이 혼선만 가져오는 경쟁적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임 검찰총장 발표가 있은 지난 16일 상당수 언론은 김경한 서울고검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명재 전 서울고검장이 신임 검찰총장에 최종 낙점됨에 따라 이들 보도는 ‘오보’로 판명됐다.
경향신문은 16일자 1면에 3단 크기로 ‘새 검찰총장 김경한씨/ 김대통령 내정…오늘 발표’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문화일보도 같은 날 1면에 ‘새 검찰총장 김경한씨’라는 기사와 함께 3면에 ‘김경한 새 검찰총장 내정 안팎’이라는 해설 기사를 싣는 등 김 고검장의 검찰총장 내정 사실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외에도 조선일보가 ‘새 검찰총장 김경한 씨 유력’이라고 보도했으며, 한국일보가 ‘검찰총장 김경한 씨 유력’이라는 제목에 ‘김각영씨도 거론’이라는 부제를 달아 유동적인 것으로 보도했으나 결과가 빗나가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같은 인사 예측 보도는 개각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한 자리이동이 있을 때마다 경쟁적으로 이뤄지지만 인사의 성격상 발표 직전까지 극도의 보안이 유지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오보’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문화일보 청와대 출입인 허 민 기자는 “16일 오후에 발표한다는 게 권력 핵심인사의 얘기였고 오전 마감 시간까지 김경한 고검장이 가장 유력했다. 안 쓰는 게 가장 좋았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석간 신문이 오전에 마감한다는 이유로 ‘경합 기사’를 내 보낼 수는 없었다”며 “언론사간 경쟁과 잘못된 관행이 불러온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사 내용을 남보다 먼저 안다는 것은 그 조직의 인사권자와 가깝거나, 깊이 있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인사기사를 남보다 먼저 쓰는 기자는 능력 있는 기자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불확실한 정보로 독자들에게 혼동을 주는 것보다는 하루 이틀 또는 몇 시간 뒤에 ‘사실’을 알리는 것이 ‘언론의 정도’에 더 부합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