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BS 간부 이용호씨에게 1000만원 받아

5억 차명 계좌 공동관리… 홍업씨 로비창구 의혹

서정은 기자  2002.01.30 11:13:32

기사프린트

홍업씨 “이씨 소개 받은 적 없다”





KBS 라디오제작센터의 한 간부가 이용호씨로부터 1000만원을 건네받고 이씨와 5억원의 차명계좌를 함께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나 그 경위와 돈의 성격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차정일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이용호씨는 지난 2000년 모 음반관계자를 통해 KBS 라디오제작센터 이모 부장을 소개받은 뒤 1000만원을 건넸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자신의 돈 5억원을 이 부장과 합의해 차명계좌를 만들어 3억, 1억, 1억원씩 나눠 입금하고 3억원으로 주식 거래를 함께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지난해 대검 수사때 다 확인됐던 사항”이라며 “아직 뚜렷한 혐의가 드러나진 않았으나 앞으로 돈의 출처와 사용처, 경위 등 기본적인 사항부터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이모 부장은 1000만원 수수사실에 대해 “이용호씨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함께 하기 위해 사무실을 알아보는 비용조로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모 부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과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호씨가 이모 부장을 통해 김 부이사장에게 접근하려 했던게 아니냐는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모 부장은 지난 97년 김 부이사장이 김 대통령의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차린 선거캠프에 드나들면서 친분을 쌓은 뒤 최근까지 가끔 홍업씨를 찾아가 식사를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부이사장측은 29일 “이 부장으로부터 이용호씨를 소개받거나 부탁받은 일은 전혀 없다”며 “이 부장이 측근인양 행세하고 다녀 몇번 주의를 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라디오 PD 출신인 이모 부장은 지난해 정책기획실 대외협력부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10월경 라디오제작센터 부주간으로 복귀했으며 이달초 휴직을 신청하고 호주로 연수를 떠난 상태다.

한편 KBS측은 28일 “관련 보도가 나간 뒤 회사 차원에서 자체 조사에 나섰다”며 다른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