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된 기사 수도 풍부했고, 수상 기사도 많았다. 105회 이달(5월)의 기자상은 상 제정 이후 가장 많은 총 31건이 출품되어, 8건이나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부문별로도 고른 분포를 보여, 100회를 넘긴 이 상이 이제 기자들의 많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을 엿보게 했다.
‘양(量)의 질화(質化)’ 경향을 말해주듯 출품된 기사가 대부분 기사형식도 좋고 문제의식을 지닌 기사들이었으나, 심사위원들은 “간혹 성취욕에 비해 상을 기대하기에는 함량미달의 기사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특히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 많은 우수기사가 경쟁했으나, 수상 기사 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본 것은 아니었다. ‘기사만 좋으면 몇 건이든 수상기사로 선정한다’는 절대평가의 원칙이 존중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지난 5월 기자협회에 뒤늦게 가입한 한겨레가 4건을 출품하는 의욕을 보여 그 중 3편이 수상후보에 올라 1건의 수상기사를 냈고, 한국일보는 기사와 사진에서 각각 1건씩을 응모하여 각각 수상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응모된 9건 중 ‘박회원 치안감, 홍두표 사장 비리, 최순영 리스트 특종보도(YTN)’ ‘정부, 이건희 회장에 삼성자동차 부채분담 요구(한국일보)’ ‘고급 옷 로비사건(한겨레)’ ‘상하이 추락 KAL 블랙박스 기록(한겨레)’ 등 4건이 후보에 올랐다.
이 중 YTN의 비리 기사는 매체 특성상 한 발 먼저 보도했어도 경쟁사들도 알고 취재 중이던 기사였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한국일보의 삼성 기사는 보도에서도 특종이었고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 평가되어 수상기사가 됐다. 한겨레의 옷 로비 기사는 문제의식과 그 기사가 가져온 파장 면에서 압권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견해가 일치하여 수상기사로 선정됐다.
기획보도 부문에는 7건이 응모되어 3건이 후보에 올랐다. ‘부끄럽다 국정교과서(경향신문)’ ‘새 천년, 새 세기를 말한다(한겨레)’ ‘사직동팀 초법적 활동 논란(중앙일보)’이 그것이다. 이 중 경향신문의 교과서 기사는 기자의 전문적 관심이 어떻게 좋은 기사를 발굴해 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 예로 평가받아 수상하게됐다.
한겨레 기사 역시 새로운 시대를 앞두고 기자가 취재한 시리즈의 폭과 깊이가 주목할 만하다는 평을 받았다. 중앙일보 기사는 사직동팀의 존폐문제에 초점을 둔 좋은 기사로 평가됐으나, 전에도 유사한 보도가 있었던 탓에 참신성이 덜하다고 지적됐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7건의 응모기사 중 6건이 후보로 올라 지역언론의 맹렬한 활약상을 보여 주었다. ‘5·16도로 확장공사 무엇이 문제인가(제주 KBS)’ ‘산양 무리 집단서식(춘천 MBC)’ ‘광주 모녀납치 사건(YTN)’ ‘학부모 전화추적 당한다(중도일보)’ ‘유적, 인물로 본 5·18보도(전남일보)’ ‘제2건국운동 관(官)주도 의혹(국제신문)’ 등이 후보로 올랐다.
이 중 제주 KBS의 5·16도로 기사는 문제의식도 선명했고 보도량도 좋다는 평을 얻어 수상기사가 되었다. 춘천 MBC의 산양 기사는 영상미를 평가, 심사과정에서 전문보도 부문으로 옮긴 결과 수상을 하게 됐다. YTN의 모녀납치 기사는 같은 인물이 두 번이나 납치를 당한 충격적 사건이라는 점이 특종거리로 평가되어 수상하게 되었으나, 치안문제를 충분히 거론치 못한 아쉬움도 지적됐다.
지역기획보도 부문에는 5건이 응모되어 3건이 후보가 됐다. ‘시사르포-36살 가장의 노후 손익 계산서(대구 MBC)’ ‘새 천년 5·18을 위하여(전남매일)’ ‘지역의료보험료 급등…의보대란(국제신문)’ 등인데, 대구 MBC의 36살 가장 기사는 심층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아 수상케 됐다.
전문보도 부문에는 사진 5건이 응모되어 2건이 후보로 올랐다. ‘집 나서는 연정희씨(한국일보)’는 화제의 인물을 순간적으로 포착한 상징적 사진으로 평가 받아 수상기사가 되었으며, ‘제발 살려달라, 카메라에 잡힌 탈북(일간 스포츠)’은 두만강을 헤엄쳐 건너는 북한 주민의 절박한 순간을 포착한 우수사진이라는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수상에 이르지는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