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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두 KDB사장 경영평가 '우수' 논란

채널차별화 실패·본방송 연기 "납득 안간다"

박미영 기자  2002.02.06 11: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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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사업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강현두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 사장이 최근 경영평가에서 ‘우수’ 판정을 받아 논란을 빚고 있다. 본방송 일정이 몇 차례 연기되는 등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1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KDB는 정기주총에서 경영평가 보고를 하기 위해 지난 1월 중순 강 사장에 대한 경영평가를 실시했다.

먼저 각 부서 수석팀장들이 강 사장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이 결과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 상정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강 사장은 각 부서 수석팀장들이 실시한 내부 평가에서 11등급 중 1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위원회는 이같은 내부평가와 함께 강 사장이 주요주주들과 맺은 경영계약서를 중심으로 평가에 들어갔다고 한다.

평가의 1차 기준은 본방송 실시 여부였고, 2차 기준은 예약 가입자 확보가 당초 약속대로 이루어졌느냐는 것이었다. 강 사장은 결국 이 평가에서 ‘우수’ 판정을 받았고, 반납했다고는 하지만 1억원에 가까운 성과급도 받았다.

강 사장 뿐 아니라 이번에 경영평가를 받은 각 부서 임원들도 ‘우수’ 판정을 받고 거액의 성과급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강 사장은 대부분의 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줬고 이에 따라 임원들은 기준 연봉의 80%까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한 임원에 대해서도 ‘불가항력’이었다는 이유로 높은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이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위성방송 본방송 실시가 3차례나 연기됐고, 그나마 방송시스템 운영과 콘텐츠 확보 등에 차질이 빚어져 3월 상용화 방송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채널 차별화에 실패하고 지상파방송의 위성동시재전송에만 힘을 쏟으면서 지역방송, 케이블TV 등 타 매체와의 갈등만 불러왔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모두 잘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공과가 엄밀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일부를 반납했다고는 하지만 거액의 성과급까지 받은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양재원 KDB 대외협력실장은 “보고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알 수는 없으나 방송시작의 의미는 방송을 송출하는 시점을 말하는것이다. 또 예약 가입자도 당초 목표보다 몇 배로 확보했다”며 “주주들에게 약속한 경영 계약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