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한국일보사 이사회에서 장재구 서울경제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또 한국일보사는 지난달 30일 장재민 미주 한국일보 회장, 전성환 미주 한국일보 사장, 배봉휘 전 서울경제 이사, 윤국병 소년한국 사장 등을 신임 이사로, 장명수 대표이사 사장, 신상석 편집국장을 이사로 유임하면서 새 이사진을 구성했다.
신임 이사진 선임에 따른 향후 한국일보의 경영정상화 문제와 장재국 전 회장의 거취에 대해 전망해본다.
경영정상화
지난달 29일 주총에서 주주들은 수권자본금을 2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의했다. 장재구 회장이 400억원을 증자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한국일보의 한 관계자는 “장재구 회장이 400억원 전액 증자에 참여하겠다고 밝혔고, 차차 증자를 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회사 회생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400억원 증자를 통한 자금 유입은 4000억원대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일보사의 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장재구 회장이 단독으로 400억원을 증자하게 될 경우 9.4%이던 장 회장의 지분이 67%으로 늘어나면서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 관계자는 “독자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지면 의사 결정이 수월해지고 구조조정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까지는 장재구 회장, 장재국 전 회장 등 4형제가 지분 9.4%씩을, 장중호 상무측이 약 49%를 갖고 있어 어느 한 쪽도 단독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운 형편이었다.
기존의 최대 주주인 장중호 전 상무가 경영권을 포기한 것 역시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장재구 회장을 밀어준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증자 결의 이후 실질적으로 장재구 회장이 어느 정도의 자금을 들여올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장재국 전 회장 거취
지난달 29일 주총에서 단행된 장재국 전 회장의 해임으로 인한 주주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장 전 회장은 지난 주총에서의 해임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임 대표이사 선임 후 새 경영진이 법인 도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장 전 회장은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국일보의 한 전직 이사는 이에 대해 “장 전 회장의 태도가 주총 결정을 본질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단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장 전 회장은한국일보의 계열사인 소년한국일보 대표이사 회장 및 코리아타임스 대표이사 회장직을 계속 맡으면서 한국일보사 회장실로 출근하고 있다.
향후 장 전 회장의 거취 문제는 장재구 회장이 구정을 전후해 미국에서 귀국한 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의 한 관계자는 “장재구 회장이 동생인 장재국 회장을 무조건 밀어내기는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장재구 회장이 귀국 후 입장을 정하는 대로 계열사의 개별 주총을 통해 장 전 회장의 거취가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