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9 개각에 대한 동아일보의 평가는 한마디로 전원 ‘부적격’이었다. 그러나 이같이 최악의 인사라고 ‘혹평’하면서도 이한동 국무총리의 유임에 대해서만은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사돈’간이라는 특수관계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 30일자 8면 새각료-수석비서 17명에 대한 프로필에서 거의 전원에 대해 부정적인 제목을 달아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샀다. ‘교육정책 제대로 잡을지 미지수’ ‘검란(檢亂)위기 수습능력 미지수’ ‘과감한 개혁엔 역부족 우려’ ‘국회의원 출마 번번이 실패’ ‘행정경험 없어 부처장악 의문’ ‘과외 필요한 예산 비전문가’ ‘세제(稅制) 전문-독서량 부족 흠’ 등 모두 국정을 수행하기에는 ‘부적격자’라는 평가였다. 이는 대부분의 신문이 신임 인사에 대한 프로필에서는 비교적 호의적으로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해 사설 ‘이런 개각 왜 했나’에서 “바뀌어야 할 사람은 바꾸지 않고 새로 입각한 사람 역시 전문성이나 참신성이 없는 실망스런 인사”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이처럼 새로 입각한 사람에 대해서는 최악의 ‘혹평’을 한 반면, 바뀌어야 할 사람을 바꾸지 않은데 대해서는 거의 지적하지 않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샀다.
동아일보는 이날자 사설에서 “국무총리는 그대로 유임된 데다…”라며 살짝 언급했을 뿐 이 총리의 유임에 대해서는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29일자 4면에서도 ‘유임 굳어진 이한동 총리/정치인 재신임 여론 촉각’이라는 제목을 달아 무비판적으로 보도했을 뿐이다. 이는 조선일보가 29일자 3면 머릿기사로 ‘등돌린 민심에 땜질 개각-정치권 이 총리 유임 등 강한 비판’이라고 보도한 것이나 중앙일보가 30일자 3면에 ‘이총리 유임-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한 것과도 크게 차이가 있다. 한겨레는 30일자 사설에서 “무엇보다 이한동 총리를 유임시킨 것이 개각의 의미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동아일보의 ‘이한동 총리 봐주기’는 “5공 청문회가 국가 발전을 저지했다”는 이 총리의 돌출발언을 축소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동아일보는 1일자 5면에 ‘한나라 “역사의 진실 부정하는 궤변”’이라는 제목을 달아 2단 기사로 보도했지만시내판에서는 이를 삭제했다. 반면 문화일보가 31일자 1면 3단으로 ‘한나라 “이총리 사퇴하라”’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것을 비롯해 한겨레, 중앙, 한국 등 대다수 신문은 이 총리의 돌출발언을 한나라당의 성명 내용과 함께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