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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강화·윤리의식 회복 최대과제"

[인터뷰] 김용백 언론노조 신임 위원장

김상철 기자  2002.02.06 11: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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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실천” 강조… 언론인 주인의식 절실

언론개혁 정권 정략적 접근 미온대처 아쉬움







4일 오후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백 신임 위원장은 책상 정리에 한창이었다. 지난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7대 및 전국언론노조 초대위원장 보궐선거에서 90%가 넘는 지지로 위원장에 당선된 이후 첫 출근인 셈이다. 일손을 멈추고 시작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조직정비와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산별 전환 이후 언론개혁이 사회적 테제로 급속하게 부각됐다”면서 “여기에 전력하다보니 절실한 내부 과제였던 조직정비를 제대로 이루어 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조직강화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과 지역, 매체간, 직종간 갈등을 허물고 열린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조 사무국장, 노보 편집진, 공보위 간사 모임 등 각종 논의기구를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체 역량 강화라는 문제의식은 지난해 언론운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국민들에게 언론개혁이라는 단어가 갖는 ‘생소함’을 해소하고 시대적 요청이자 과제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 성과”라며 다른 한편 “세무조사 등을 둘러싼 정권의 정략적 접근에 대해 치밀하게 검증하지 못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세무조사 등 당시 상황이 급박하고 폭발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언론운동 진영이 정권의 정략적인 부분들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했고 이는 결국 홍위병으로까지 매도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

김 위원장은 “언론개혁은 결국 언론인 당사자들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검증 없이, 스스로 주인임을 자임하지 않고서는 요원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언론노조 창립 1주년을 맞아 ‘언론인 자정선언’과 실천요강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판단에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자정선언 이후 중앙위원회와 이번 대의원회에서 실천서명이 이어졌고 언론사별로 노사 공동의 윤리위원회 설치를 산별 규약에 명시하도록 하는 등 언론노조 차원의 실천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조직 강화와 함께 언론인의 높은 도덕성을 확보, 올 한해 언론개혁의 기반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회사 논리와 정권의 이해에 휘둘렸을 때 언론인이 지탄받는 대상으로 어디까지 내몰릴 수 있는 지 충분히 경험했다고본다”며 언론단체, 언론인들의 자각과 반성,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기간행물법 개정 등 개혁입법의 지속적 추진, 2월 중 신문공동배달제를 위한 언론사 차원의 실무추진위 구성, 3월 선거보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모색 등 김 위원장은 대목마다 ‘실천’이라는 단어를 되풀이했다. 2000년 11월 산별노조 출범과 함께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면서 언론운동진영에 어느 때보다도 일이 많았던 시기를 헤쳐온 그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는,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일 터였다. 내년 1월 정기 대의원회까지 잔여임기 1년, 김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