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선출을 위해 소집된 지난 15일 CBS 재단이사회가 노조의 반발로 무산됨에 따라 권 사장의 3선 연임 시도가 다시 좌절됐다. 이에 따라 권 사장은 지난 17일로 8년 임기를 마치고 CBS 사장직에서 물러났으며, CBS는 후임 사장이 선출될 때까지 한국연 상무의 사장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노조(위원장 민경중)는 재단이사회가 노사대표로 사장청빙위원회를 구성해 후임사장을 선출하기로 한 당초 노사합의를 무시하고 이날 사장 선출을 강행하려 하자 “권사장의 3선 연임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사회 회의실을 봉쇄하고 농성을 벌였다. 노조원 200여명은 이날 새벽 3시부터 업무를 중단하고 목동 CBS 사옥 5층 재단이사회 회의실 앞으로 집결하라는 노조위원장의 지침에 따라 새벽 근무자들이 주조정실에서 철수하는 한편 지역방송국 노조원들이 서울로 상경하는 등 하루 총파업을 벌였다.
재단이사회는 이날 오전 11시 사장 후보 추천을 받아 재단 이사 19명이 무기명 투표로 후임 사장을 선출할 계획이었으나 노조가 이사회를 저지하자 사장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못한 채 결산 안건만 서면 결의하기로 했다. 재단이사회는 이에 앞서 노조를 상대로 이사회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으나 서울지법 남부지원은 14일 이를 기각했다.
결국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권 사장의 3선 연임이 좌절되자 자연스레 차기 사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CBS사장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예수교장로회의 추천을 받은 고무송 목사 한 명이지만, 권 사장의 3선 연임 좌절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그동안 나서지 못했던 인사들이 자천타천으로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조가 사장 선출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장청빙위원회를 통해 사장 선출이 이뤄질 경우 전혀 의외의 인물이 CBS 사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권 사장 역시 후보 추천을 받아 또다시 3연임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임기가 끝난 상황에서 힘을 발휘하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이제 따라 노사대표가 참여하는 사장청빙위원회 구성 여부가 CBS의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CBS노사는 지난해 6월 29일 노사대표가 참여하는 사장청빙위원회 구성, 경영자문위원회 구성, 전문인 이사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정관개정안에 합의했으나현재까지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준옥 노조 사무국장은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사장청빙위원회를 구성해 그 안에서 후임 사장이 선출돼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3월 정기이사회에서 후임 사장에 대한 논의가 있겠지만 그에 앞서 사장청빙위원회 구성 등을 골자로 한 정관개정을 통과시키기 위해 재단이사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