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서 최규식 경영전략실장이 편집국장으로, 신상석 편집국장은 부사장 겸 편집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임철순 편집국 국차장, 정숭호·박진열 부국장은 각각 논설위원, 심의실장, 경영전략실장으로 발령이 나 편집국 부국장단이 전원 교체됐다. 기자협의회의 탄핵안 발의로 물의를 빚었던 신 전 국장은 배봉휘 부사장과 두 축을 이루고 편집, 재무를 각각 담당하게 된다.
기자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14일 장 회장과의 면담에서 장재국 회장의 인맥 청산을 비롯해 인적 쇄신을 적극 요구했는데 어느 정도 수용된 것 같다”며 “편집국장단 전원 교체는 열독률 저하 등 지면 부실에 따른 책임을 물은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3일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장 회장은 14일 노조, 기자협의회 대표들과의 상견례를 가졌다. 장 회장은 14일 노조 대표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한국일보 발전에 저해가 되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일보를 살리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온정주의를 버리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또 “97년 회장 재임 시절에는 실권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인적 쇄신과 구조조정 등 회사 살리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경영 계획에 대해서는 “2월말 채권단의 실사가 끝나면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히겠다”며 대답을 유보했다.
한편 장재구 회장 체제에 대해 노조와 편집국 기자협의회측은 ‘기대’반 ‘우려’반이라는 반응이다. 임대호 노조위원장은 “상견례에서 장 회장이 밝힌 사원 중심의 경영과 투명 경영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인 만큼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기자협의회측도 “장재국 회장이 회사 경영 악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경영진 교체는 긍정적이지만 장재구 회장 역시 97년 대표이사 재직 당시 경영능력이 미흡했었다”고 밝혔다. 한 기자는 “장 회장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는 자금 동원력과 회사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