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건강면이 의료컨설팅 전문업체에 의해 제작되면서 균형잡힌 내용보다는 홍보성 기사가 많다는 지적이 높다. 더욱이 지면에 전화번호가 게재된 일부 업체는 소개 대가로 수십 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간스포츠는 올 1월 21일자부터 매주 월요일에 한면씩 발행되는 건강면을 의료컨설팅 업체인 H커뮤니케이션에 맡겨 외주제작하고 있다. H커뮤니케이션은 일간스포츠 전략기획팀과 공동으로 기획을 한 후 취재·기사 작성을 담당한다. 전문업체에서 쓴 기사에는 ‘객원기자’라는 이름이 달려 있다.
문제는 건강면 머릿기사로 소개되는 기획들이 ‘마음의 창 닦아주는 첨단시술’(1월 21일자) ‘희고 고운 피부 ‘꿈이 아니야’’(1월 28일자), ‘ ‘클레오파트라의 코’ 만들어 봐’(2월 4일자), ‘희고 고른 이 만들기 ‘감쪽같네’’(2월 18일자) 등 라식수술, 성형을 홍보하는 기사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수술이나 치료 후의 부작용은 언급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좋은 점만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기사에서는 관련 업체의 전화번호를 함께 싣고 있어 ‘홍보성 기사’라는 인상을 더하고 있다. 예컨대 ‘코수술-쌍꺼풀’을 다룬 기획(2월 4일자)에서는 성형외과 전문병원 13개 업체의 전화번호를, 기획 ‘치아미백과 투명 교정(2월 18일자)’에서는 치아교정 전문병원 10개 업체의 전화번호를 실었다. ‘커피관장으로 다이어트(2월 25일자)’ 제목의 기사에서는 다이어트 전문회사 사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회사의 전화번호를 나란히 게재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일부 병원은 전화번호를 게재하면서 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2월에 전화번호가 소개된 서울의 한 병원 홍보 관계자는 “컨설팅 업체에서 전화번호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비용을 낼 것을 제의했다”며 “4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전화번호가 실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지면에 소개되는 의료기관은 기존 보도에 나왔거나 공신력 있는 업체라고 판단된 곳”이라며 “로비나 돈을 받고 실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간스포츠 전략기획팀의 한 관계자는 “만일 외주업체가 돈을 받고 전화번호를 게재했다면 업체 변경 등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며 “현재 H커뮤니케이션에서 진상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화번호를게재한 것은 독자서비스 차원에서 정보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홍보성이라는 지적이 있어 3월 4일자에는 전화번호를 뺐다”고 밝혔다. 이어 “외주제작을 하게 된 것은 의학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외주제작업체에 비용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H커뮤니케이션의 관계자도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용을 받지 않는다”며 “대신 일간스포츠와의 건강박람회 개최 등 장기적인 사업 도모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간스포츠의 한 기자는 “건강면은 신문사가 각별히 신경을 써서 내보내야 하는 지면인데, 객원기자 이름으로 홍보성 기사를 내보내는 것은 신문의 신뢰도를 낮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측도 업체 전화번호 게재에 대해 전략기획팀측에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