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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친일행위 국민에 사과"

방응모 장남 방재선씨 심경 밝혀

김상철 기자  2002.03.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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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초의 적손으로서 부친의 친일행적에 대해 국민들 앞에 사과 드린다. 계초가 살아있었어도 그렇게 했으리라 생각한다.”

계초 방응모의 장남 방재선씨(사진)는 지난 5일 본보와 전화인터뷰에서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의 친일파 명단 발표와 관련 이같은 심경을 피력했다.

방재선씨는 “부친이 친일파로 발표된 데 대해 개인적으로는 서글프고 참담한 심정”이라면서도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친일한 점은 사실이고 친자로서 국민들 앞에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방씨는 “계초도 살아 계셨다면 용감한 행동이라고 칭찬하셨으리라 믿는다”며 “생전에 편집권 독립에도 깊은 뜻을 가지고 계셨으니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권언유착 타파와 편집권 독립 명문화에도 힘을 쏟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씨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조선일보 반민족·반통일 행위에 대한 민간법정’에도 증인으로 참석해 “조선일보 현 경영진과 무관하게 친일과 굴종의 역사에 대해 계초의 적손으로서 사과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방씨는 또 “의원모임이 친일명단에 16명을 임의로 추가해 물의를 빚었다”는 기사를 비롯한 조선일보 보도 태도에 대해 “왜곡보도와 이를 자체 확대 재생산하는 기존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정의옹호, 불편부당이라는 사시를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계초는 민족운동 진영을 지원하기도 했다. 광복 이후 김구 선생이 이끌던 한독당의 재정부장을 맡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과 과는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계초의 친일행적에 대해서는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씨는 “이전부터 부친의 친일행적에 대한 조선일보의 시인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했다면 후손들도 떳떳했을 것”이라며 “결국 이런 식으로 공개가 돼 아쉽다”고 말했다. 방씨는 “사필귀정이고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아버지 욕하는 자식이 된 현실이 참담하지만 고해성사의 심정으로 조선일보 바로 보기, 바로 세우기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