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시사지 때아닌 전투기 광고 '홍수'

차세대 전투기 관련 6개 시사주간지 최근 12주간 4∼8회 게재

김동원 김동기  2002.03.06 00:00:00

기사프린트

전투기 제조사 “홍보 경쟁일 뿐 다른 의도 없다”





시사주간지에 전투기 광고?

최근 시사주간지에 전투기 광고가 거의 매주 게재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구매자가 특히 한국의 상황에서 시사주간지를 구독하는 계층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살상용 무기인 전투기 광고를 시사주간지가 게재하는 게 타당한 지에 대한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 동안 뉴스메이커 시사저널 주간동아 등 모두 6개 시사주간지가 각각 12회 발행되는 동안 게재된 전투기 광고를 집계한 결과 각 주간지마다 전투기 제조업체에 따라 4회∼8회까지 실렸다.

광고하는 기종이 보잉사의 F-15K와 다쏘항공의 라팔 두 가지뿐인 점을 보면 적은 양이 아니다. 이들 6개 시사주간지를 통틀어 보잉사의 F-15K는 같은 기간 모두 28건의 광고를 실었고 다쏘항공의 라팔은 39번에 걸쳐 광고를 게재했다. 라팔의 경우는 또 거의 매번 2개 면에 걸쳐 광고를 실었다.

이런 전투기 제조사의 ‘물량 공세’는 이제 한달 정도 남은 국방부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사업을 앞두고 유력 후보인 두 전투기 제조사의 치열한 홍보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보잉인터내셔널사의 박형순 홍보담당 상무는 “보잉사가 먼저 시작했지만 이후 경쟁사쪽에서 광고에 적극적이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광고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지 홍보전략 차원이기도 하다. 다쏘항공의 라팔 전투기 홍보 대행사인 알프레드사의 정장진 실장은 “지난 2000년 처음 광고를 할 때만 해도 라팔이 뭔지 모르는 기자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F-15K와 비슷하게 거론되는 수준”이라며 “광고를 통해 그 정도까지 이미지를 끌어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사주간지가 군납 문제나 전투기 사업 등과 관련된 문제를 기사화하는 데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선 전투기 업체나 편집진 모두 고개를 흔들다.

두 전투기 제조사 홍보관계자들은 “간접적으로 그런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광고하지 않는다”라며 “기자들도 영향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사주간지 편집장은 “광고와 편집이 연계되는 사례는 전혀 없고, 설사 광고를 통한 압력이 있다 해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편집장은 또전투기 광고를 게재하는 문제에 대해 “만약 FX사업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광고 게재 여부를 연계시킬 것”이라며 “논란이 있지만 낙후된 전투기를 대체하는 게 국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고 효율적으로 추진될 경우 국익에도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 전투기 광고가 금기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won@journalist.or.kr

김동기 기자 tongky21@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