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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자료만이 광고주 설득"

[인터뷰] 민병준 광고주협회 회장

김상철 기자  2002.03.06 14: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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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주기식’ 광고집행 반드시 개선

ABC 미가입사 차별 방안 곧 마련







민병준 광고주협회 회장은 지난달 27일 정기총회에서 “올해를 신문부수공사 정착의 해로 삼겠다”고 밝혀 언론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민 회장을 만나 이같은 입장을 표명한 취지와 구체적인 계획 등을 들었다.

-이번 광고주협회 결정의 기본 취지와 배경을 설명한다면.



“ABC 참여사와 비참여사 간 차별화 문제는 매해 광고주대회 행사 때마다 강조해왔던 문제였다. 특히 올 들어 신문사 부수 현황에 대한 ‘알 권리’와 ‘나눠주기식’ 광고 집행 개선에 대한 회원사들의 의지가 높았다. 사실 광고주들이 부수 현황을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감출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사들은 부수를 자체 공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발적으로 부수공사를 받지도 않고 있다. 이 문제를 마냥 덮고 쉬쉬할 게 아니라 투명하게 공식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ABC 참여사와 비참여사 간 차별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광고 청탁이나 ‘나눠주기식’ 집행 관행이 일시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올 한해를 중점 추진의 해로 삼아 정확한 데이터에 입각한 광고집행이 이루어지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게 회원사들의 의지이다. 부수공사에 참여하지 않는 신문사가 자체 발표한 부수는 인정할 수 없으므로 광고주는 신뢰도 높은 신문사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 신문에 대한 신뢰의 척도로 ABC 부수공사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 내 신문광고위원회에서 자료 수집과 연구 작업을 통해 참여사와 비참여사간의 차별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ABC제도 정착을 위한 협회 차원의 활동계획은.



“신문광고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안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 신문사에 이를 전달,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다. 과거에도 선언적 의미에서 ABC제도 참여를 촉구해왔지만 지금은 광고청탁을 배제하겠다는 회원사들의 의지가 단호하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 신문사들도 투명하고 과학적인 자료 없이는 광고주들을 설득할 수 없다. 일단 개별 회원사들의 광고 집행횟수, 단가 등을 취합해 합리적인 기준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부수공사 결과를 광고집행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인가.



“일본도 ABC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우여곡절이있었지만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경우 요미우리 보다 부수가 적지만 광고요금은 더 많이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 독자층이 여론주도층이라는 점과, 질적 경쟁을 통해 경쟁지 보다 광고효과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여전히 부수경쟁에만 몰두하고 지면과 독자층을 차별화하는 데 게을리 하고 있다. 단순히 부수에 따른 차등화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신문을 잘 만들고, 차별화된 지면을 만든다면 광고효과에 따른 합리적인 광고 집행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부수공사 참여는 올바른 광고질서 확립의 출발점이고, 광고집행을 위한 신뢰도의 기본 척도이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