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부실개국·부당해고 책임 물어야"

기협·언론노조·MBC노조, KDB 비판 성명

박미영기자  2002.03.13 00:00:00

기사프린트

본방송 시작과 함께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이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직원 3명을 해고하고 나서자 언론계의 비판적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KDB는 지난 9일 ‘회사의 주요 현안사항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서 해고가 의결됐던 간부사원 3명에 대한 해고를 확정하고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와 관련 기자협회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방송을 주업으로 하는 언론사가 다른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문제 삼아 임직원들의 통화기록을 조사하고 더 나아가 불법해고까지 자행한 것은 ‘언론보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불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해고조치를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특히 “이메일을 불법 해킹해 통신 비밀의 자유를 침해하고 컴퓨터를 압류해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 등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언론사로서 상상할 수 없는 부도덕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김용백)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사내의 방만한 경영상태에 대한 정보유출을 이유로 직원들을 해고한 것은 문제”라며 “위성방송의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자 문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또 MBC본부(위원장 노웅래)도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국책 사업이 무능한 경영진에 의해 표류하는 현실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KDB가 총체적 부실에서 벗어나 회생하기 위해서는 이사들의 전면쇄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 KDB 주주총회를 앞두고 관심을 모았던 경영진 교체는 일부 이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KT, KBS, MBC 등 KDB 주요주주들은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위성방송에 대한 수습방안으로 △KDB 이사 2명을 전문경영인으로 교체하고 △부사장직을 신설, 이중 한 명을 부사장에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DB는 지난달 28일부터 4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에 대한 논의작업을 벌였으나 해당 이사 가운데 한 명이 끝까지 사퇴를 거부해 전문경영인 영입은 무산됐다.

박미영기자 mypark@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