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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달라이라마 다큐 석연치 않은 방송보류

방한준비위 '중국외압 의혹' 성명

서정은 기자  2002.03.20 13: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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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8부작 특별기획으로 홍보했던 다큐멘터리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 가운데 달라이라마 편만 방송하지 않아 각종 추측과 의구심을 낳고 있다. KBS는 “추후 편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KBS 안팎에서는 중국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S는 지난 1월 16일부터 매주 수, 목요일 다큐형식의 대담 프로그램인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을 방영하면서 제8편으로 달라이 라마 방송을 예고해왔다. 신문들도 “리콴유 싱가포르 선임장관, 티베트 망명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 세계 유명 인사 8명의 대담과 생애를 엮은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KBS는 지난 1월 30일, 31일, 2월 1일 연달아 5~7편을 방송한 뒤 “KBS 특별기획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후속 제작은 연중 계속된다”는 안내 자막을 끝으로 프로그램을 일단 종료했다. KBS 인터넷 게시판에는 “왜 예정대로 달라이라마 편이 방송되지 않느냐”는 네티즌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달라이라마 방한준비위원회도 KBS에 방영 취소에 대한 공개질의에 이어 성명을 발표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달라이라마 방한준비위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KBS측이 극구 부인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석연치 않은 상황을 접하며 ‘달라이 라마’ 편의 방영 취소가 중국 외교 당국의 외압 때문이라는 의혹을 거둘 수 없다”며 “하루빨리 달라이라마 편을 재편성해 외압에 의해 편성권이 침해당했다는 불명예스러운 의혹을 없애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측은 “중국 외압으로 편성이 변경되지는 않았다”며 “방송편성은 제작과 편성상의 수요, 시기적 적합성, 시청자 호응을 함께 고려한다. 앞으로 ‘세계를…’ 후속기획이 진행되면 향후 적정한 시기에 편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