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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문화상품 수출 전초기지"

'서울셀렉션' 차린 김형근 연합뉴스 전 기자

김상철 기자  2002.04.03 13: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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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지하 1층에 서울셀렉션(Seoul Selection)이라는 카페가 생겼다. 단순한 카페는 아니다.

김형근 전 연합뉴스 기자는 지난달 26일 ‘우리나라 문화상품의 종합 안내소‘를 표방하며 이곳, 서울셀렉션을 열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는 한국 관련 영문서적과 독일어, 프랑스어 서적, 국내 영화 DVD와 국악, 가요 CD, 한국화 등의 그림과 선물용품이 촘촘하게 채워져 있다.

김 전 기자의 구상에 따르면, 서울셀렉션은 외국인들이 부담 없이 오가며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차적인 공간이다. 장기적인 목표는 국내 서적, 영화 등 문화상품을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것.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게 된 데에는 지난 88년 연합뉴스 입사 이후 5년간의 영문뉴스부 근무 경험과 4년간의 문화부 기자 생활이 밑거름이 됐다.

김 전 기자는 “영화 담당기자로 활동할 당시 스크린쿼터 문제를 취재하면서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출판 담당 시절, 우리 서적 판권의 해외 판매 과정을 취재하면서 국내 문화상품이 제대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책의 경우 해외 출판사에 통상 6~7% 정도의 로열티만을 지급 받고, 심지어 저자와 “책이 안팔리면 폐지 처리해도 된다”는 계약을 맺기도 한다는 게 국내 문화상품 수출의 현주소라는 설명이다.

김 전 기자는 “우리 문화상품이 정당한 대접을 받고 해외에 수출될 수 있도록 활로를 개척하겠다”며 “현재 출판사 2~3곳과 수출 문제를 협의하고 있고 동화책 등 몇몇 서적은 이미 번역에 들어갔다. 국산영화의 영문번역 작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에 있는 1만3000여곳의 해외업체 최고 경영자, 대사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전 기자는 국내 영화 서적 문화공연 등을 안내하는 영문 이메일 ‘서울 셀렉션 뉴스레터’도 발송하고 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융단폭격했다면 저는 우리나라 문화콘텐츠로 서구를 융단폭격하고 싶습니다.” 김 전 기자는 “희망사항에 희망사항에 희망사항”이라고 덧붙이며,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ksou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