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동아·조선-노 후보 격돌

'국유화·폐간 발언' 해명촉구에 '민주당 경선에서 손 떼라' 맞서

김상철 기자  2002.04.10 11:14:45

기사프린트

언론발언과 언론관을 둘러싸고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와 동아일보, 조선일보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두 신문은 이인제 후보진영이 폭로한 노 후보의 국유화, 폐간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으며 노 후보가 일부 신문의 경선 개입을 비판하면서 대립 양상이 격화됐다.

이같은 갈등은 지난 4일 “노 후보가 ‘집권하면 메이저신문을 국유화하겠다’ ‘동아일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폐간시키겠다’고 말했다”는 이 후보측 주장에서 비롯됐다. 노 후보는 국유화, 폐간 발언을 전면 부인했으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사설과 관련 기사를 통해 이에 대한 해명과 언론관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노 후보는 지난 6일과 7일 경선 과정에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서 소유지분 제한 입장을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또 “일부 신문들이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나의 지지입장과 언론사 소유지분 상한제 견해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틈만 나면 나를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두 신문은 7일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노 후보의 해명을 촉구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 손을 덴 적도 없고 개입한 적도, 개입할 이유도 없다”며 노 후보의 구체적인 해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노 후보는 같은날 ‘압력설’과 관련 “그런 문제로 조선일보 기자와 구체적 대화를 해본 일이 없다. 압력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조선일보에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아일보에는 “명확한 일시·장소·사람을 거명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노 후보가 말을 바꾸고 있다”는 비판 기사를 게재한 데 대해 8일 “신뢰성이나 근거가 취약한 정보보고를 악용하고, 일부 신문이 대서특필하는 것은 정도를 벗어난 일탈행위”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해 9일자 ‘노무현 후보 도덕성 문제 있다’ 사설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도덕성과 정직성에 대한 의문이 부풀고 있다. 그의 말 바꾸기 때문”이라며 “그런 인격과 품성으로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