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1일 모임은 기자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민주당 출입 84학번 모임의 간사를 맞고 있던 이종락 대한매일 기자는 노무현 후보측 유종필 특보에게 “비보도를 전제로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갖자”고 요청했다.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사이니 만큼 기자들의 관심도 적잖았다. 이 기자는 “원래 기자실에서 사별로, 혹은 1진끼리, 같은 학교끼리 동아리처럼 술자리를 갖기도 한다. 우리도 한번 하자고 해서 유 특보에게 자리를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특보도 “당시 노 고문이 언론과 공식적인 자리도 다 못하고 있던 터라 사적 모임은 어렵겠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기자들이 재차 요청해와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저녁 7시께 여의도 민주당사 근처 한식당 ‘수라청’에서 노 후보와 유 특보, 대한매일 문화일보 한겨레 SBS YTN 기자 등 7명이 자리를 가졌다. 원래 6명의 기자가 가려고 했으나 한 기자는 개인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술자리는 말 그대로,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기자의 말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고 기자들도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했다”는 것이다. 유 특보는 “주로 기자들이 이야기를 했고 노 후보와 나는 듣는 쪽이었다”고 말했다. 폭탄주도 두어 순배 돌았다.
대한매일 한겨레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정계개편과 민주당 경선, 김대중 대통령의 4대개혁, 언론사 세무조사 등 다양한 현안들이 주제로 떠올랐다.
언론 관련 사안이 거론된 것은 2시간여의 술자리 가운데 5~10분 정도였다. 당시 현안이었던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에 이어 YS, 동아일보 사주의 고대 앞 사건 등이 언급되면서 동아일보 관련 발언이 나왔다. 노 후보는 언론사 소유지분 제한에 대한 평소의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유 특보는 “처음부터 농담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정치문제는 물론 국제정세 경제문제 등 온갖 얘기들이 주제에 올랐다가 사라졌다”며 “그렇게 취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전형적인 술자리 분위기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