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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모임 배석- 유종필 노무현 후보 언론특보

"동아 폐간 기자가 질문"

김상철 기자  2002.04.10 14: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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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듣는 자리… 사원지주제는 언급





그날 술자리는 84학번 동기간인 기자들이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요청한 자리였다. 처음부터 기자들 위주로 대화가 진행됐고 노무현 고문이나 나는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 그 자리에는 국유화나 폐간 운운하는 말, 단어 자체가 없었다. 노 고문 발언 중에는 소유지분 상한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이 있었고 종업원지주제 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는 국유화와는 상반되는 얘기다. 국유화는 농담으로도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또 기자들이 YS와 동아일보 사주의 고대 앞 사건을 화제로 올려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이날 발언과 관련 노 후보는 7일 입장문에서 “어느 기자가 ‘동아일보는 돈이 없기 때문에 수백억의 세금을 추징당하면 문 닫는 것 아니냐. 동아일보가 폐간되면 조선일보만 좋은 일 생긴다’고 말했다. 나는 ‘돈 없으면 문 닫는 것이지 신문사라고 별 수 있나. 그렇다고 그게 세무조사를 한 정부 책임은 아니지 않느냐.…세금 추징으로 경영위기가 오면 경향신문, 문화일보처럼 사원지주제를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술자리에서 언론 관련 내용은 5~10분 정도였고 정치를 비롯해 국제정세, 경제문제 등 온갖 얘기들이 주제로 올랐다.

이번 사안을 통해서도 드러났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는 문제가 있다. 이인제 후보진영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이러이러한 설이 파다하다” “이런 내용의 제보가 들어왔다”는 식으로 ‘설 자체를 브리핑’하는데 언론이 이를 다 받아주고 있다. 특히 몇개의 큰 신문이 대문짝만하게 이같은 내용을 보도한다.

발표하는 쪽도 문제지만 언론이 이를 인용부호 안에 넣어 크게 쓰는 이른바 ‘발표 저널리즘’ 역시 큰 문제다. 언론이 말로는 정치개혁, 정책대결 요구하면서 언론 스스로 정치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끌어가고 있다. 경선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합세해 퍼뜨리는 색깔론 음모론 공세에 현혹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설들을 계속 중계방송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하시라도 언론이 정치와 사회 전체를 오도할 수 있는 것이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