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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편집국장 시대 열렸다

98년 10%서 올해 29%로… 조직 활력·지면변화 기대

취재팀 종합  2002.04.10 14: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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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명 단축 우려도







“40대 편집국장 시대가 오고 있다.”

편집국장이 젊어지고 있다. 50대 중후반이 대부분인 편집국장 자리에 40대가 임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자들은 기자 수명이 단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세대 교체’ ‘젊은 신문’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40대 편집국장은 꽤 많다. 최근 임명된 문화일보 황열헌 편집국장과 경향신문 강기석 편집국장 역시 40대다. 뿐만 아니라 일간스포츠 김경희 편집국장, 국민일보 김영한 편집국장, 디지털타임스 우동성 편집국장, 내외경제신문 이용규 편집국장, 스포츠투데이 전상돈 편집국장 등도 모두 40대다.

지방지에서도 강원도민일보 방명균 편집국장, 전북일보 백성일 편집국장, 대전일보 이용희 편집국장, 제민일보 진성범 편집국장, 경남일보 최정수 편집국장 등이 40대 편집국장이다.

편집국장 연령은 지난 98년과 비교해봐도 훨씬 젊어지는 추세다. 언론재단 언론인명정보 서비스를 통해 2002년 현재 전국 신문사 편집국장을 검색한 결과 총 72명 가운데 40대 국장(54년 이후 출생)은 모두 21명(29%). 반면 98년 한국신문방송연감에 실린 신문사 편집국장 51명 가운데 당시 40대 국장(50년 이후 출생)은 5명(10%)에 불과했다.

40대 편집국장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한 언론계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여기엔 편집국장의 세대 교체가 조직에 대한 활력과 지면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가 녹아 있다.

문화일보 한 기자는 “최근 인사에서 편집

국이 완전히 세대교체가 됐다. 조직이 젊어진 만큼 젊은 신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황열헌 국장을 발탁한 것도 젊은 신문을 만들라는 사장 의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노조는 이와 관련 신임 편집국장에게 “발상의 전환과 형식 파괴를 통해 독자의 흥미를 끌고 영향력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획기적인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한 기자는 “언제까지 ‘두만강 푸른 물에’만 부를 수 없는 것 아니냐. 왜 GOD를 좋아하는 지도 알아야 한다”며 40대 편집국장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자가 현직에서 오래 떨어져 있으면 기자들이 갖는 고민이나 문제의식, 현장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일보 한 기자는 “지역 언론의 경우 구조조정 한파로 선배들이 회사를 대거 떠나거나 새신문을 창간할 때 주로 젊은 기자들이 중심이 되면서 젊은 편집국장이 임명되는 경우가 있다”고 전제하며 “40대 국장은 기존 고정 관념이나 관행에 안주하기 보다 젊고 재미있게 신문을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40대 국장 바람이 확산될수록 기자 수명이 짧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없진 않다. 대기자제, 전문기자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현재의 언론사 시스템에서는 결과적으로 기자들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신문사 국제부 차장은 “당장 젊은 국장이 오면 그 위 기수들이 문제다. 후배들에게 지시를 받으며 근무하기 어려운 게 현실 아니냐”며 “인위적인 세대교체용으로 사용할 게 아니라 체계적인 인력 운용 시스템을 갖고 진행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 한 기자도 “젊은 국장 발탁을 고임금자에 대한 정리로 악용한다면 문제가 있다. 대기자 제도의 활성화가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