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언론사 전 사장이 사장 재직 시절 “장관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 지난 14일 구속된 도승희 전 인터피온 사외이사가 장관 취임 조건으로 당시 모 언론사 사장 ㅇ씨를 현혹해 1800여만원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문제의 전 언론사 사장 ㅇ씨는 “나중에 잘 되면 갚는 조건으로 빌려준 돈이다. 장관 청탁은 말도 안된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도씨는 지난 2000년 3월경 ㅇ씨에게 “환경부, 문체부 장관을 시켜주겠다”고 현혹한 뒤 “형사사건으로 벌금 1300만원을 내야 하고 변호사 선임비가 필요한데 빌려주면 곧 갚겠다”는 거짓말로 3차례에 걸쳐 1800여만원을 가로챘다.
대검 중수부는 지난 13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도씨는 형사사건으로 벌금을 내야 할 사정이 없고 돈을 빌리더라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위층을 통해 장관을 시켜주겠다고 현혹한 뒤 ㅇ씨로부터 1800여만원을 교부받아 이를 속여 가로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모 언론사 사장이었던 ㅇ씨는 지난 1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장관이 될 생각이 있었다면 더 고위층이나 소위 ‘라인’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해야지 도씨에게 100∼200만원씩 주며 청탁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세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ㅇ 전 사장은 “시정신문 회장이었던 도씨와 언론계 동료이자 정보 교류 차원에서 친하게 지냈고 도씨가 내 방에 자주 찾아와 처지가 어렵다며 도움을 청하길래 ‘잘 되면 갚으라’며 100만원, 200만원씩 몇차례 돈을 빌려줬다. 모두 얼마를 빌려줬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도씨가 ‘장관을 시켜주겠다’고 하길래 ‘그럴 수 있냐’며 농담을 건넨 적은 있으나 도씨의 처지가 그런 영향을 미칠 만한 사람은 아니지 않는가. 상식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