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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씨 중앙 베이커 전 국무 인터뷰 주선

도쿄대 객원연구원 자격 대담 직접 진행

서정은 기자  2002.04.24 11: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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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실세와 친분을 맺고 이를 통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최규선씨가 지난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후견인인 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관과 중앙일보의 인터뷰를 직접 주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가 다리를 놓은 이 인터뷰는 중앙일보가 지난해 1월 8일자로 보도한 ‘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 특별인터뷰’. 최씨가 도쿄대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베이커 전 장관과 만나 인터뷰를 했고 이를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이 정리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 평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망, 부시 행정부의 제네바 합의 준수 여부, 북한 미사일 문제, 한반도 통일 문제 등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전망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당시 인터뷰를 추진했던 중앙일보 신성호 전국부장은 “우리 직원 가운데 한 사람이 최씨를 통하면 베이커 전 장관과 인터뷰가 될 것 같다고 말해 내가 최씨에게 연락을 했다. 최씨가 가능하다고 했고 그래서 워싱턴특파원에게 인터뷰를 준비시켰다”고 말했다. 미 대선 직후 부시 당선자 진영을 접촉해 한반도 정책과 대북 문제 등을 취재할 생각이었던 중앙일보는 마침 서울에 있던 최씨가 공화당에 아는 사람이 많고 베이커 전 장관과 선이 닿는다는 말을 외부에 하고 다닌다는 정보를 입수, 최씨에게 인터뷰 주선을 요청했다는 것.

신 부장은 “최씨가 버클리대 스칼라피노 교수 제자라고 해 나이가 지긋한 학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나이도 어리고 예전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시절 보좌역으로 있었다고 했다. 정치부 기자들이나 정치판에 있던 사람은 최씨를 알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때 최씨 이름도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가 직접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해 신 부장은 “부시 미 대통령 당선자 인터뷰였다면 서울에서 사람을 보내겠으나 베이커 전 장관은 당선자 진영 가운데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워싱턴특파원을 보냈다”며 “최씨가 주선했기 때문에 대담 형식으로 하고 최씨 사진을 실었다. 질문지는 우리 쪽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